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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나 자신을 납치하고 죽인다. 
오래 전 이연걸이 주연했던 “더 원”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124개의 우주에 살고 있는 ‘자신’을 스스로 죽이는 자와 살아남기 위해 ‘자신’과 싸우는 이야기이지요. 이연걸의 액션에 매료되어 정말 흥미롭게 감상했던 기억이 나는 영화입니다.

그냥 흘러가는 영화일 수도 있었는데 평행 세계의 수많은 자신을 죽여야 한다는 독특한 상상력은 아직까지 깊게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著, 이은주 譯, 푸른숲, 원제 : Dart Matter)”는 앞서 말씀드린 영화“더원”과 유사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SF 스릴러 소설입니다. 


‘나는 목요일이 좋다. 목요일 밤은 시간의 바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니엘라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던 제이슨. 어느 날 게이샤 가면을 쓴 괴한에게 납치당하고, 낯선 곳에서 깨어납니다. 그리고 마주하는 수많은 자신. 이렇게 많은 자신들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자신의 삶은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제이슨. 이제 자신의 삶과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합니다. 


이 작품은 실로 오랜만에 맛보는 흥미로운 SF 스릴러 작품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최근 MCU에서 주된 소재로 다루고 있기도 하기도 하지만 예전부터 대중 예술 장르에서 즐겨 사용하던 소재 중 하나인 다중 우주나 평행 세계를 맛깔난 스릴러의 재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속도감 넘치는 전개, 긴박하고 어쩌면 공포스러운 상황, 생존이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가득한 이 소설은 읽는 중에는 재미와 긴장감을 안겨주지만 다 읽고 나면 존재론적 뒷맛을 강하게 남깁니다. 


저자는 블레이크 크라우치 (Blake Crouch)로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웨이워드 파인즈 3부작(Wayward Pines trilogy)’이 번역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작가의 작품은 이번에 읽은 “30일의 밤”이 처음인데 ‘웨이워드 파인즈 3부작’도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30일의밤, #블레이크크라우치, #이은주, #푸른숲,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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