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사피엔스 생존기 (프랑수아 봉 著, 오로르 칼리아스 畵, 김수진 譯, 풀빛, 원제 : Sapiens à l'oeil nu)”는 인류학에 대한 기초 입문서입니다. ‘선사 시대에서 우주 시대까지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인류’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옵니다.
맞습니다. 수 많은 화석 증거에서 나타나듯 인류종은 호모 사피엔스 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종은 우리들, 호모 사피엔스만이지요.
이 책에서 저자는 인류학의 과학적 성취가 남긴 발자국을 따라가면서 인류학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문자는 사실 이 책에서 다루는 범위를 벗어납니다. 이 책은 인류가 역사를 남기기 이전, 선사 시대부터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지 혁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야기의 전승 과정을 다루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문자의 발명 목적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문자에 이야기, 지식 혹은 역사의 전승에 목적이 있다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최초의 문자는 바로 세금이나 상거래에 대한 기록이었다고 합니다. 이 말은 문자의 발달은 국가 등 행정체계나 상업의 발달이 필수적인 요건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문자 이전에는 이야기나 역사의 전승이 어떻게 이루어졌을까요? 가장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바로 구전(口傳, Oral Tradition)입니다. 여기에 저자는 외면화라는 인간의 중요한 특성을 동원합니다. 인간의 발달 과정을 살펴보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몇몇 기능들을 외면화하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에 따라 발달한 것이 도구라는 의미입니다. 즉 인간은 물질을 다루는 행동을 직접적으로 하는 대신 도구라는 수단을 통해 외면화하고, 이러한 성향은 구석기 시대 내내 나타난다고 합니다. 현대인도 다르지 않죠.
또한 생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역시 외면화하는데 이때 나타나는 것이 바로 상징들입니다. 어떤 상징은 장신구 등을 통해 나타나고, 어떤 신호는 문신이나 벽화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지요. 그리고 여기에서 또 하나 알 수 있는 사실은 장신구 등을 통해 사회적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미 고대 인류는 지금의 우리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존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류학 책을 읽다 보면 문득 드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사촌들은 왜 모두 멸종한거지? 왜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은거지? 대략적인 과학적 추론은 존재합니다만 명쾌한 답은 아직 누구도 내리지 못한 듯 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인류학 관련 책들을 읽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을 준비하기 위한 입문서로 “슬기로운 사피엔스 생존기”는 괜찮은 대안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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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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