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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살인, 학살, 전쟁, 혐오. 
인간들이 저질렀고, 지금도 저지르고 있는 행위들입니다. 1954년 출간한 “파리대왕 (Lord of the Flies)”을 통해 윌리엄 골딩 (Sir William Golding, 1911~1993)은 인간이 가진 추악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이러한 인간의 추악함은 수많은 매체를 통해 그 형태를 바꾸어 가며 우리들에게 노출되었습니다. 

잠깐 여기에서 기본적인 질문을 하나 하고자합니다. 과연 인간이 그렇게 추악하고 이기적인 존재라고 한다면 어떻게 그 혹독한 진화의 과정에서 살아남아 지금의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을까요? 인간의 육체적 힘은 약하디 약합니다. 물론 다른 생명체보다 훨씬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는 있습니다만 개체 단위로 보면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여기에서 도출할 수 있는 답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결코 이기적이어서는 안되는 진화 과정을 거쳐 왔다는 가설입니다. 
사람들이 제목 때문에 흔히 오해하곤 하는 “이기적인 유전자”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주제를 드러냅니다. 유전자의 이기적인, 혹은 자기 중심적인 행동이 개체의 행동은 이타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문화와 사회를 통해 이러한 유전자의 프로그래밍을 이겨낼 수 있는 존재가 인간임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여기 그 사례가 있습니다.
“딥 타임 (크리스티앙 클로 著, 이주영 譯, 웨일북, 원제 : Deep Time - 40 jours sous terre)”입니다.


저자인 크리스티앙 클로 (Christian Clot)는 흥미로운 사회적 실험을 설계합니다. 바로 ‘딥타임 프로젝트’입니다.  열 다섯 명의 딥 타이머와 함께 프랑스에 위치한 롱브리드 동굴에서 40일을 보내는 실험입니다. 인간이 빛도 없고 시간도 알 수 없는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또한 그러한 환경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살아갈지를 알아보는 프로젝트였지요. 또한 이러한 환경에서 인간은 사회와 공동체를 어떻게 유지할 지도 자연스레 알아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딥 타이머들은 훌륭하게 사회와 공동체를 유지했고 현실의 시간 흐름과는 다른 자신들만의 시간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는 미증유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비록 일상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전 인류가 COVID-19로 인한 팬데믹 경험을 통해 이제 과거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비관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인류는 “딥 타임”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연대와 협력, 이해를 통해 우리가 맞이한 난관을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다는 희망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그 극복이 공짜로 주어지는 것은 아닐지라도.



 

#딥타임, #크리스티앙클로, #이주영, #웨일북스, #이북카페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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