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흑역사 (앨리슨 매슈스 데이비드 著, 이상미 譯, 탐나는책, 원제 : Fashion Victims: The Dangers of Dress Past and Present )”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앨리슨 매슈스 데이비드 (Alison Matthews David)으로 캐나다 패션 스쿨 교수라고 하는데 옷과 범죄의 역사를 연구하는데 흥미를 가진 분이라고 합니다.
1861년, 한 여성이 중독 증세로 사망합니다. 그녀의 나이는 19세. 건강했던 그녀가 사망한 원인은 바로 비소 중독이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녀가 다루던 녹색 염료를 만드는데 비소가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녹색가루로 인조 잎사귀를 만드는 일이었는데, 자연스럽게 그 녹색 가루를 흡입하였을 것이고, 따로 손을 씻자 않았다면 식사 때 음식과 함께 입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 결과 그녀는 비소 중독으로 끔찍한 고통을 겪다 사망했습니다.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의복에 그치지 않습니다. 장신구나 화장품 등 그 범위도 매우 다양하지요. 독성을 지닌 물질이 함유된 의복이 많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쳤지만, 독극물이 함유된 화장품만큼 그 범위가 광범위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요즘도 흔한 시술 중 하나인 보톡스는 복어 독을 만들어내는 보톨리누스균에서 추출한 물질인데, 신경 조직을 마비시키고 파괴하는 가장 치명적인 독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이것을 희석시켜 주름을 펴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납 역시 광범위하게 사용된 화장품 재료 중 하나였습니다. 납의 유독성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하얀 피부를 표현하기 위한 재료로 납 만한 게 없었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화장품 재료로 사용되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과거의 일로 치부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책에 따르면 몇몇 브랜드는 여전히 ppm 수준에서 납을 사용하고 있음을 우리에게 살짝 귀뜸해 주고 있거든요.
이 책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본성과 관련한 놀라운 역사 속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매우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이탈리아 시인인 지아코모 레오파르디 (Giacomo Leopardi, 1798~1837)는 패션을 죽음의 자매라고 주장했다고 하는데 이 책에 나오는 사례를 보면 전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패션의 경우 남성에 비해 유달리 비이성적이며 거추장스러운 패션을 강요받는다고 저자는 이야기하는데, 특히 여성의 신체를 옥죄어 공적 영역 뿐 아니라 사적 영역에서도 사소한 움직임을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건강 문제도 야기하였다고 하는데, 많이 개선된 현대에도 여전히 이런 관습이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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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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