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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푸틴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러시아, 우크라니아의 역사에 대해 찾아보기도 하고 푸틴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지요. 그러다 생각했습니다. 내가 러시아에 대해 아는 게 참 없구나 하구요. 

마침 러시아 출신의 ‘한국인’ 벨랴코프 일리야가 쓴 책이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벨랴코프 일리야 著, 틈새책방)”입니다. 


이 책에는 러시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자본주의 체제로 이행된 러시아 뿐 아니라 그 이전 전 세계 공산주의 국가들의 중심이었던 소련 시절, 그리고 러시아인의 일상과 문화 등을 자세히 들려줍니다. 또한 러시아에서 권위주의 통치자인 푸틴의 인기가 높은 이유도 엿볼 수 있습니다.

같은 언어를 쓴다하더라도 지역별로 서로 다른 억양과 단어를 가진 사투리가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 큰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도 다양한 사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사투리가 없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러시아인인 저자가 처음 한국어를 배울 때 힘들었던 부분 중 하나가 사투리였다고도 하는데 사투리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블라디보스토크 태생이지만 한국에서 와서 러시아의 다른 지역에서 온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같은 러시아어를 사용했다고도 합니다. 저자는 사투리가 없는 러시아어에는 구 소련 시절 강력한 언어 정책과 함께 대규모 주민 강제 이주 정책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추정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문학 작품을 읽다 보면 가장 큰 진입 장벽은 등장인물의 이름일 것입니다. 동일한 인물인데 그 사람을 칭하는 이름이 꽤나 여러 개가 나와 동일 인물임을 파악하는데 오래 걸리기도 하지요. 

러시아의 이름은 일반적으로 성(姓)+이름+부칭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유럽에 속해서 이름이 먼저 나올 줄 알았는데 러시아 공문서 양식이 저런 순서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러시아 이름은 서구권 중심으로 표현하다 보니 이름이 먼저 나옵니다.)
러시아의 성씨는 정말 다양한데 약 15,000개나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같은 성씨를 사용하는 사람을 만나보기가 정말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름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많아야 300개 정도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엄청나게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러시아식 이름을 파악하는게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름에 대한 변형이 많다는 점입니다. 거기다 애칭까지 들어가면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한 이름을 파악하기는 정말 어렵죠. 하지만 익숙해지면 그 이름을 부르는 사람과의 관계까지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부칭의 경우도 익숙하지 않은 문화입니다. 러시아에서 부칭까지 붙여서 부르는 경우에는 대상과의 나이 차이가 많거나 신분이 높은 경우라고 합니다. 부칭까지 붙여서 이름을 부르는 경우 격식이 있고 존중하는 느낌을 준다고 하네요,


이 책의 서두에 보면 저자가 상당히 조심스러워 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유야 어떻건, 푸틴의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고 민간인을 학살한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러시아 출신으로서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하고 알아야 할 부분은 권위주의 통치자가 다스리는 러시아가 아니라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러시아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에서 나고 자랐으며, 이제는 한국인이 된 저자가 소개해주는 러시아의 여러 모습은 러시아라는 나라를 바라보는 훌륭한 렌즈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극히사적인러시아, #벨랴코프일리야, #틈새책방,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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