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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움받는 식물들 (존 카디너 著, 강유리 譯, 윌북, 원제 : Lives of Weeds)”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존 카디너 (John Cardina)는 농업경제학을 전공한 학자로 현재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 재직 중인 분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식물의 침입종 (Invasive species)으로 인한 문제를 연구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농업, 자연 시스템의 유지 및 보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고 하네요. 

민들레. 타락사쿰 오피키날레( Taraxacum officinale )이라는 학명을 가진 이 풀은 화단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악마와 같은 풀입니다. 그렇기에 잡초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풀이 잡초가 된 시기는 비교적 늦은 19~20세기라 합니다. 깊은 뿌리를 무기로 납작하게 엎드려 살아남는데 능한 이 풀을 없애기 위해 인간들은 별의 별 수단을 다 사용하지만 별무소용 (別無所用).
단지 화단을 망친다는 심리적 이유로 잡초로 분류된 이 풀은 정말 억울할 것 같습니다. 동아시아에서는 그 쓰임새를 발견하여 약재, 대용차 등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특유의 생명력 덕분에 사람들의 인식도 괜찮은 풀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플로리다 베가위드, 망초, 비름, 돼지풀, 강아지풀 등은 인간이 그 쓰임새를 찾지 못했거나, 인간이 하고자 하는 일들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잡초로 분류되는 식물들입니다. 그래도 이들은 이름이라도 있습니다. 우리가 통칭 잡초라 일컫는 많은 식물들 역시 이름을 가진 풀도 있고 그렇지 않은 풀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하는 일을 방해하는 풀들을 우리는 잡초라 범주화합니다. 그러면서 인류는 잡초를 없애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합니다. 불 태우기도 하고, 뿌리를 뽑기도 하고, 독한 화학약품을 뿌리기도 하지요. 하지만 잡초는 그 노력의 틈바구니를 사정 없이 비집고 들어와 그렇게 번성해 나갑니다. 수 천년의 역사 속에서 잡초를 없애려는 인간의 노력은 무수히 실패하였으며 알게 모르게 잡초와 함께 해왔음을 저자는 이야기하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은 실패할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식물들은 비록 잡초이지만 인간과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공진화’한 식물들입니다. 인간이 농경선택을 통해 식물의 변화를 촉발하였고, 이는 단순히 생물학적 현상 뿐 아니라 사회 문화적, 개인 심리적 현상과도 연계되어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줍니다. 
모든 생명이 이름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이름은 인간의 편의를 위해 붙였기 때문이지요. 그렇기에 저자는 잡초는 인간의 분류일 뿐이라 단언합니다. 또한 인간은 이러한 잡초 없이 지금의 인간이 될 수 없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역사를 되짚어 보면서 잡초와 인류가 함께한 역사를 이 책에서 멋지게 풀어내어 그 근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잡초라 이름 짓고, 잡초를 제거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을 통해 잡초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즉, 이 책은 잡초의 역사에서 인간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움받는식물들, #존카디너, #강유리, #윌북, #이북카페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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