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된다는 것 (아닐 세스 著, 장혜인 譯, 흐름출판, 원제 : Being You: A New Science of Consciousness)”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아닐 세스 (Anil Seth)로 다년 간 뇌 기반 신경과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신경과학자이며, 의식과 관련한 연구가 그의 주요 연구 분야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 책, “내가 된다는 것”에서 최근 각광받는 ‘의식’에 대한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식 (意識, consciousness)’이란 개체가 현실에서 감각, 체험, 인식하는 모든 정신작용과 그 내용을 포함하는 일체의 경험 또는 현상을 의미하며 모든 정신활동의 기초가 되는 기능으로 나를 ‘나’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한동안 철학과 윤리학의 영역이었고 과학의 영역에서 이 개념을 다루는 것은 거의 금기시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의식은 과학의 영역에 편입되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고, 또한 최근 양자역학과의 연관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등 물리학 등 분야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의식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신경과학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 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더욱 각광 받는 분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뇌는 아주 작은 생물학적 기계인 뉴런들의 활동을 통해 의식적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바로 ‘뇌’가 만들어낸 이 경험이 ‘일인칭’으로 경험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런 경험은 매우 주관적입니다. 뇌가 만들어내는 이러한 의식적 경험의 특질에다 저자가 책에서 제시한 가정을 섞고, 거기에 생각을 조금 더 뻗어 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고 실험을 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뇌와 똑 같은 기능을 하는 기계로 뇌를 대체할 경우, 그 뇌에서 경험하는 의식이 진짜 의식인지, 아니면 정교하게 시뮬레이션된 유사 의식 (pseudo-consciousness)인지 어떻게 구분 가능할까요?
이 질문은 상당히 SF적이지만 질문을 살짝 뒤집어 보면 매우 현실적인 질문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의식적 경험은 생애주기에 따라 크게 변화하게 되는데, 특히 신경 퇴행성 쇠퇴기 진행되는 노년기에 이르러 더욱 극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심지어 자신이 누구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단계에 접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듯 사람의 일생 동안 일관되고 유니크하게 존재하는 ‘자기(self)’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10년 후의 ‘나’를 동일하게 여깁니다. (자기 동일성, 自己同一性, self-identity)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요?
불행히도 우리는 이 대답을 아직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조금씩 그 비밀을 알아내고 있습니다. 저자 역시 이러한 연구의 최첨단에 서 있는 분으로 자신과 자신이 속한 분야의 연구 성과를 이 책에서 자세히 풀어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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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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