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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여성철학사 (리베카 벅스턴, 리사 화이팅, 조이 알리오지, 애니타 L. 앨런, 굴자르 반, 산드린 베르제, 클레어 칼라일, 해나 카네기아버스넛, 일한 다히르, 니마 다히르, 제이 헤털리, 케이트 커크패트릭, 데지레 림, 에바 키트 와 만, 헬렌 매케이브, 페이 니커, 엘리 롭슨, 민나 살라미, 샬리니 신하, 시몬 웹 共著, 박일귀 譯, 탐나는책, 원제 : The Philosopher Queens: The lives and legacies of philosophy's unsung women) ”를 읽었습니다. 


반소 (班昭, BC 120~BC 49). 자는 혜반(惠班). 중국 최초의 여성 역사가로 알려져 있는 인물입니다. 전한(前漢)의 역사를 다룬 ‘한서(漢書)’를 편찬했다고 알려진 반고 (班固)의 여동생입니다.
하지만 반고는 한서의 편찬을 마치지 못했으며 이를 마무리한 인물이 바로 반소입니다. 당대의 현실을 고려하면 오빠의 작업을 도운 보조적인 역할만을 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서’의 편찬이 마무리되지 못한 채 반고가 죽자 당시 황제였던 화제(和帝)가 직접 반소에게 이를 마무리하라는 칙명을 내린 것으로 보아 반소의 학식에 대한 당대의 명성을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반소는 궁궐로 초빙되어 올바른 행실에 대한 교육을 하기도 하였으며 죽기 전까지 다양한 문학 작품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그녀의 윤리관은 역사 뿐 아니라 당대 철학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청이나 조선, 일본에까지 영향을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윤리관은 시대적 한계에 갇혀 있다는 단점이 있고 최근 중국에서 반소에 대한 비판이 많다고 하나, 무려 2000여년전의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의 평등사상에서 그녀의 윤리관을 비난하는 것은 매우 무리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인 듯 합니다.

여성 철학자라고 하면 아마도 이 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해나 아렌트 (일반적으로 한나 아렌트로 알려져 있으나 책에 따라 해나 아렌트로 표기함, Hannah Arendt, 1906~1975). “전체주의의 기원 (박미애, 이진우 공역, 한길사, 원제 :  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 전 2권)”을 통해 정치철학자로서 입지를 단단히 한 그녀는 지배적 견해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저항적 지식인으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아이히만 (Adolf Eichmann, 1906~1962)을 통해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도출하였으며 평범한 자의 악은 ‘사상의 빈곤’에서 나온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녀의 사상은 당대보다 오히려 지금에 와서 더욱 각광받는 것 같은데 이는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달하면서 불평등 현상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전체주의나 권위주의적 움직임이 보다 활발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은 철학사에 굵직한 업적을 남긴 여성 철학자 19명에 대한 19명의 여성 철학자들의 글을 엮은 책입니다. 
아무리 남녀차별이 심하다 해도 과학이나 예술 분야에서 그래도 한 두 사람의 여성 과학자나 예술가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지만 철학 분야의 경우에는 금방 떠올릴 만한 여성 철학자의 이름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철학계에 이름을 남길 만큼 업적을 가진 여성 철학자가 없어서가 아니라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잊혀진 이름을 되살려 철학사에서 여성 철학자의 업적을 지금이라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책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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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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