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미스터리 (에르난도 데 소토 著, 윤영호 譯, 세종서적, 원제 : The Mystery of Capital)”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에르난도 데 소토 (Hernando de Soto). WTO 및 페루 정부에서 경제 자문을 역임하기도 한 페루 출신의 경제학자입니다. 그는 미국과 국제금융자본이 미국식 시장경제체제를 개발도상국 발전모델로 삼도록 하자고 한 합의인 워싱턴 합의 (Washington consensus)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지지 내지는 긍정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이렇듯 규제 완화, 긴축 재정, 신자유주의적 정책 활용을 옹호하고 있어 학문적으로는 우파적 경제학자로 분류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토마 피케티의 주장에 대한 반박 및 논쟁, 비트코인을 비롯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옹호 등 최근까지도 눈에 띄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현실 참여적 학자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금융자본주의의 발달, 신자유주의로 인해 자본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요즘 에르난도 데 소토에 대한 비판도 많지만 그가 집필한 “자본의 미스터리”는 상당히 유념할 저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자본은 그 자체로서의 가치보다 다른 경제적 행위와 연계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때의 가치가 더 크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체계화된 법, 제도 등 시스템이라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자본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살아있는 자본이 되며, 나아가 신용을 창출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자본은 죽은 자본이 되어 사회의 부의 창출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그는 이 책을 통해 법과 제도를 통해 재산권 체제를 보다 명확하게 하고, 이를 통해 신용, 유동화된 자본을 창출하여 재투자함으로써 경제발전이 가능하다는 아이디어는 자본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통찰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에르난도 데 소토가 행한 연구의 한계도 분명합니다. 영미 등 선진국은 명확한 재산권 체제를 통해 살아있는 자본으로 경제를 발전시킨데 반해, 남미, 북아프리카 등 제 3세계는 자본 부족이 아니라 신용과 자본의 유통화를 창출하지 못하는 죽은 자본(dead capital)으로 인해 경제가 발전하지 못했다는 역사적, 경제사적 사례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시아권 등 그렇지 못한 반례들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언급이나 반론이 부실한 점은 전체 논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립니다. 20여 년 전에 출간된 책으로 재간행되어 시대적 한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하더라고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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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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