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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점의 힘 (샌드라 거스 著, 지여울 譯, 윌북, 원제 : Point of View: How to use the different POV types, avoid head-hopping, and choose the best point of view for your book)”을 읽었습니다. 윌북에서 출간한 샌드라 거스 (Sandra Gerth)의 작법서 3부작 중 한 권입니다. 


이 책은 시점 (POV, Point of View)의 활용에 대한 핵심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글을 쓰는데 있어 가장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만큼 터득하거나 통달하기 어려운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점의 일관성을 해치는 시점 위반 사례가 매우 많은데 이는 경험이 많은 작가라 해도 예외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시점은 소설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시점 위반의 사례를 고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이야기하며, 그렇기에 이런 원고는 출간을 보류하거나 거절할 수 밖에 없다고도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시점이란 무엇일까요? 시점은 소설 전체 혹은 일부를 이야기하는 화자의 관점을 의미합니다. 독자는 이러한 시점을 통해 소설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지켜보기 때문에 소설을 바라보는 렌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원작이 더 낫다고 느낍니다. 충실히 원작을 구현한 작품도 이런 평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데 샌드라 거스는 이러한 원인을 바로 시점에서 찾고 있습니다. 
영화나 TV 같은 영상매체는 아무리 소설을 잘 구현한다 하더라도 제삼자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활자 매체는 외적으로 드러나는 활동을 지켜보거나 대화를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면 깊숙한 곳까지 묘사할 수 있으므로 인물과 동화되어 사건을 경험하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책을 통해 깊은 공감을 나눌 수 있지만 영상 매체는 그러기 어렵다고 저자는 이야기하며, 결국 시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므로 시점은 소설 속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독자가 소설에 몰입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므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매우 중요한 글쓰기 도구라 보아야 합니다.

소설에서 표현하는 시점 중에 내밀한 감정을 공유하기 좋은 도구는 바로 1인칭 시점입니다. 바로 ‘나’라는 사람이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하지만 ‘나’를 중심으로 한 사건을 위주로 서술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폭이 매우 좁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반대되는 개념이 3인칭 시점이 있습니다. 3인칭 시점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객관적 시점, 전지적 시점, 제한적 시점 등 다양하게 나눠볼 수 있는데 공통점은 이야기의 폭을 넓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2인칭 시점이라는 독특한 시점이 있습니다. 2인칭 시점에서 주인공은 바로 ‘너’, 즉 독자입니다. 독자를 이야기에 적극 참여시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문장이 단조로워질 수 있으며 독자의 반박에 취약하다는 위험성도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소설에서 2인칭 시점을 쉽게 찾아볼 수는 없는데 휴고상 3연패에 빛나는 ‘부서진 대지 3부작’ 같은 경우는 단점을 찾아볼 수 없고 2인칭 시점의 장점을 극도로 끌어올린 엄청난 작품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 책은 시중의 높은 평가에 걸맞게 시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습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독자로서 소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작법서를 읽는 분들 뿐 아니라 실제 소설가들에게도 유용한 조언이 아닐까 합니다. 


#시점의힘, #샌드라거스, #지여울, #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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