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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밀문서로 읽는 한국 현대사 1945-1950 (김택곤 著, 맥스미디어)”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김택곤씨는 MBC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미국 정부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무력진압을 승인했다는 사실을 미국 정부 문서를 인용하여 보도하였고,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과 관련한 국과수의 허위감정 사건을 보도하는 등 현대사에 획을 긋는 굵직한 특종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방송 경영과 관련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분이기는 하지만 기자로서의 활동에 있어서는 큰 업적을 남기신 분입니다. 

“이 소식은 내게 희소식이라기보다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일이었다. 수년동안 애를 써서 참전을 준비한 것도 모두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일왕이 항복을 선언한 날, 백범일지에 나타난 김구 선생의 심경입니다. 일왕이 항복을 선언했고 이제 식민지 조선은 독립을 얻을 수 있는데, 평생 독립운동에 몸바쳐온 노 독립투사는 기쁨이 아닌 슬픔과 충격의 심경을 일기에 남겼을까요?
이는 바로 한반도 진공작전인 이글작전의 무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미국 첩보기관OSS (Office of Strategic Service)의 지원을 받아 광복군을 한반도에 진공하려는 작전을 실행하고 있었고 이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해방 이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승전국의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는데 하지만 실행하기 직전 일본의 항복으로 말미암아 광복군의 효용가치는 갑자기 사라져버렸고, 한반도 진공작전은 무산되었으며 1945년 8월 26일 광복군의 이글작전팀은 전격 해체되어 버리고 맙니다. 이후 미군은 오히려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광복군의 동향을 감시하는 등 견제를 하게 됩니다. 일본의 항복 이후 대한민국임시정부는 파트너가 아니라 공작이 대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정치, 경제, 시스템, 문화 등은 과거 역사가 한층 한층 쌓아올려진 결과물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도 과거의 역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최근 극심해진 한일 갈등을 보면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고서는 현재의 관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서독의 빌리 브란트 (Willy Brandt, 1913~1992)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무릎을 꿇었던 사건은 한일 관계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하지만 우리는 먹고 사는데 바빠 자칫 과거의 역사를 외면하거나 관심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또한 현대사의 많은 부분들은 현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왜곡되거나 감춰져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책, “미국 비밀문서로 읽는 한국 현대사 1945-1950”은 그동안 비밀 해제된 미국의 비밀 문서,미국의 눈을 통해 바라본 1945~1950년 동안 우리에게 일어났던 많은 일들, 우리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과거 역사의 편린, 그리고 불편하지만 알아야할 현대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볼 수 있는 독서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미국비밀문서로읽는한국현대사, #1945_1950, #김택곤, #맥스미디어,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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