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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테일 (서미애, 민지형, 전혜진, 박서련, 심너울 共著, 안전가옥)”을 읽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장르 소설 엔솔로지에 참여하는 작가진들의 이름이 거의 바뀌지 않았던 적이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장르 소설 작가진의 외연이 넓어지다 보니 장르 소설을 모은 엔솔로지 역시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다룸과 동시에 색다른 이름들을 발견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죠.


“모던 테일”에 참여한 작가들 중 전혜진 작가나 심너울 작가는 워낙 SF 장르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 분이라 익숙합니다. 하지만 “체공녀 강주룡 (한겨레출판)”으로 만나본 적 있는 박서련 작가의 이름을 안전가옥에서 출간된 책에서 발견하는 것은 색다른 재미더군요. 

 

 


엔솔로지에 좋아하는 작가가 한 명만 있어도 좋은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가 세 분이나 참여한 작품이라 큰 기대를 안고 읽었는데, 제가 알지 못하던 작가의 작품마저 훌륭해 기대 이상이었던 엔솔로지가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전래동화 ‘해님 달님’에서 모티브를 따온 서미애 작가의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와 같은 작품은 숨어 있는 메타포를 끌어내어 현재의 사회 문제를 바로 보게 만드는 작가적 역량이 너무 대단했습니다. 


이 작품 하나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 작품집의 표지를 보면 편집자의 방향성을 잘 알 수 있는데, 신윤복 풍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가체 쓴 여인이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바로 고전(전래동화, 고전소설, 우화 등)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보편적 이야기의 동시대성 (contemporaneity)을 통해 동조화 (synchronization)하고자 하는 이 작품집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보여주는 표지 그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언뜻 쉬어 보이지만 대중에게 워낙 익숙한 고전을 재해석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어설프게 흉내낸 사람 모습을 한 사물을 볼 때 느끼는 감정(uncanny valley)과 유사한 불쾌함 혹은 어색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도전한 많은 작가들이 실패를 하기도 한 시도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집, “모던 테일”은 그러한 어색함 없이 몰입할 수 있는 잘 짜여진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익숙함을 변주하여 새로운 이야기의 쾌감을 이끌어낸 작가들의 역량에 경의를 표하며 이 작품집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모던테일, #서미애, #민지형, #전혜진, #박서련, #심너울, #안전가옥,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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