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맬로리 (조시 맬러먼 著, 이경아 譯, 검은숲, 원제 : MALORIE)”를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수전 비에르가 감독하고 산드라 블록, 존 말코비치가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제작된 “버드 박스 (이경아 譯, 검은숲, 원제 : Bird Box)”의 후속작입니다. 생명체인지 아니면 유령인지 조차 알 수 없는 ‘그것’을 조우한 인류는 그대로 몰락해버리고 맙니다. ‘그것’, 크리쳐를 본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환각과 환청에 사로잡힌 채 자살해 버리기 때문에 그것을 절대 봐서는 안됩니다. 그렇기에 인간의 감각 중 가장 의존도가 높은 시각을 봉쇄당한 채 크리쳐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사람들.
하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맬로리를 비롯한 구인류가 아닌 청각을 발달시킨 신인류로 거듭납니다. 신인류는 이제 살아남기만을 원하지 않습니다. 바로 제대로,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맬로리, 자신의 절망을 딛고 10여년 동안 아이들을 지켜낸 맬로리에게 희망이 생겼습니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소중한 사람들, 바로 부모님이 생존자 명단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믿고 싶기도 하고 믿고 싶지 않기도 합니다. 어떻게든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다시 안대 하나만을 믿고 길을 떠나야 하는 걸까요?
보통의 포스트 아포칼립스물보다 더욱 큰 제약을 가한 상태에서 어떻게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전작 “버드 박스”를 처음 읽었을 때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더구나 맬로리는 거기에 더해 아이들까지 지켜내야 하는 2중의 제약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해냅니다. 살아남았고 지켜냅니다. 그리고 “맬로리”에서는 다시 길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이렇듯 미쳐가는, 그리고 미쳐버려 망해버린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의 눈길을 빼앗을 뿐 아니라 언제나 진한 공감을 줍니다. 아마도 깊이 침잠되어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누구나 많은 현실의 공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조시 맬러먼은 전작 “버드 박스”에서도 내면의 불안감을 자극하면서도 서스펜스를 제대로 살릴 줄 아는 작가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후속작 “맬로리”에서도 놀라운 글솜씨를 여지 없이 보여줍니다.
이번 작품도 넷플리스에서 오리지날 영화로 만든다고 하니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네요.
#맬로리, #조시맬러먼, #이경아, #검은숲,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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