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란 정말 어렵죠. 아무래도 세상을 좀더 오래 산 입장에서 올바른 사회인이 되기를 바라면서 훈육을 하지만, 저도 부모 노릇은 처음인지라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쉽게 털어놓지만은 않아요. 그리고 무얼 이야기해도 어른들은 자신들의 시선과 관점에서 받아들이곤 합니다. 전 이 사실을 오은영 박사를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그렇게 ‘금쪽 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은 저희 부부가 가장 애정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되었지요.
마침 그렇게 애정하는 오은영 박사의 신간이 나와 읽게 되었습니다. 바로 “금쪽이들의 진짜 마음속 (오은영 著, 오은라이프사이언스)”입니다. 사실 이 책은 “아이의 스트레스”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었는데 절판되었고, 내용을 보강하여 재출간한 책이라고 해요.
이 책은 오은영 박사의 임상 경험에서 비롯한 아이들의 진짜 마음을 기록해놓은 책이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모들이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아이들을 기르면서, 아이를 훈육하면서 만나는 많은 문제들 58가지에 대해 5가지로 카테고리를 나누어 들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그 내용들은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성장하는 문제, 그리고 또래 집단과 학교생활 에 대한 이야기, 부모와의 관계 설정, 아이가 보내는 신호에 대한 이야기 등 육아나 훈육을 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조언들입니다.
흔히들 말투는 개인의 케릭터로 이해되기 쉽습니다. 사회 생활을 영위하는 어른들이라면 그렇게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죠.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 하나이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부모는 세상의 모든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모의 말은 아이가 듣는 모든 말이 될 수도 있겠지요.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의 말투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요.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면 좋으련만 ‘야’, ‘너’라고 이야기한다던가, 일상적인 내용을 이야기하는데도 마치 혼내는 것처럼 이야기한다던가 등 다른 사람들에게라면 친절하게 할 이야기라도 내 아이라면 좀 무신경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오은영 박사는 지적합니다.
물론 아이를 키우면서 필요한 지시는 당연히 해야 합니다만 그 말투가 강압적이거나 큰 목소리일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저것 가져와’가 아니라 ‘저것 좀 가져다 줄래?’라는 식의 부탁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리고 말투라는 것은 상호 주고 받는 것이라는 충고도 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강압적이거나 큰 소리로 대하면 아이는 다음에 더 큰 소리를 하거나 더욱 더 강압적으로 이야기해야 겨우 말을 듣는 경우가 많고, 아이 역시 말투가 비슷하게 변하게 되면서 악화되어 간다는 것이지요.
마음보다 말투를 먼저 바꾸세요. 마음은 뒤따라 옵니다.
오은영 박사는 마음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말투는 노력하다보면 금방 바꿀 수 있다고 해요. 좀더 친절한 말, 부탁하는 말들을 하다보면 아이들의 반응이 바뀌고, 바뀐 반응을 보다 보면 아이에 대한 마음도 바뀔 것이라는 현실적 조언입니다. 그러므로 ‘원래 말투’는 없다고, 설혹 ‘원래 말투’라도 부모라면 바꿔야 한다고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오은영 박사는 책에서 요즘 부모들이 육아에 대한 엄청난 관심에 놀라곤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문제,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는 오히려 더 나빠지고,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오은영 박사는 이것을 정작 중요한 아이의 마음에 대한 이해가 빠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진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오은영 박사는 일반적으로 어른들은 아이들의 행동이나 생각을 통제하는 것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해요. 하지만 아이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른들의 시각으로 아이를 바라보지 않는 것이라 오은영 박사는 이야기합니다.
어쩌면 아이에게 부모는 처음 만나는 아이돌(idol)일지도 모릅니다.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이전에는 정말 부모만이 아이들에게는 ‘추앙’과 ‘숭앙’의 대상일 것입니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다음 나는 육아에 지쳐 아이들의 그 시선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놓쳐버린 아이들의 시선과 몸짓이 있지는 않는가 하고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금쪽이들의진짜마음속, #오은영, #오은라이프사이언스, #책좋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view] 글래스 호텔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著, 북로드) (0) | 2022.06.05 |
---|---|
[Review] 불멸의 열쇠 (브라이언 무라레스쿠 著, 흐름출판) (0) | 2022.06.04 |
[Review] 식물의 방식 (베론다 L. 몽고메리 著, 이상북스) (0) | 2022.06.02 |
[Review]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벤저민 카터 헷 著, 눌와) (0) | 2022.06.01 |
[Review] 플레이머 (마이크 큐리토 著, 에프) (0) | 2022.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