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페일 블루 아이 (루이스 베이어드 作, 이은선 譯, 오렌지디, 원제 : The Pale Blue Eye)”를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1830년에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 포인트)에서 벌어진 사건을 배경으로 뉴욕 경찰로 재직하다 은퇴한 경찰 랜도와 그의 조수로 임명된 1학년 생도 애드가 앨런 포*가 주인공입니다. 

 

(*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앨런 포입니다.)

이 작품은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시대를 배경으로 범죄, 심리적 서스펜스, 음모가 어우러진 흥미진진한 역사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등장 인물 중 애드가 앨런 포가 등장하는 것에서 잘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포의 영향을 받았거나 혹은 그가 남긴 소설의 분위기를 재현하는데 최선을 다한 작품으로 여러 반전과 더불어 약간은 호러스러운 분위기에 복잡하면서 흥미로운 서사가 일품입니다.  

랜도와 포가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미 육군사관학교에 소속된 교수, 생도들을 심문하면서 수많은 비밀들을 알아내게 되는데 이것이 매우 정교한 내러티브를 만들어내고, 이는 독자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들어줍니다. 

 

마침내 진실이 밝혀졌을 때 인간 정신의 복잡성과 함께 그 어두운 일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19세기 초반의 시대를 꼼꼼하게 재현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는 낯설지만 흥미로움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전통적 미스터리 장르의 문법에다 영리한 시대적 배경 선택, 그리고 흥미로운 스토리 텔링은 책 읽는 재미를 보다 배가시켜준다 볼 수 있습니다. 

 

미스터리 장르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에드가 앨런 포를 등장시키면서 자신의 작품의 뿌리가 거기에 있음을 대놓고 드러내는 ‘뻔뻔함’도 흥미로움을 유발하는 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역사 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페일블루아이 #루이스베이어드 #이은선 #오렌지디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영화 ‘아바타’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바로 거대한 식물 네트워크를 통해 나비족이 소통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실제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식물들 역시 이러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균근 네트워크입니다. 진균류는 나무의 뿌리와 탄소 영양분을 서로 교환하는데 이때 많은 정보들 역시 포함하여 교환하며 이러한 균사체 밀도는 매우 높아 상당히 많은 정보가 교환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수잔 시마드 (Suzanne Simard)입니다.

수잔 시마드가 자신의 연구 성과를 대중과학서적으로 펴낸 책이 바로 이번에 읽은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수잔 시마드 著, 김다히 譯,  사이언스북스, 원제 :  Finding the Mother Tree: Discovering the Wisdom of the Forest)”입니다. 


이 책의 핵심 주제는 바로 진균 네트워크에 대한 탐험입니다. 식물들은 진균 네트워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다양한 생물 간의 상호작용이 끊임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사항은 저자의 과학적 엄밀성을 통해 성실하면서도 신중하게 설명되면서 숲을 바라보는 독자의 관점을 바꿔냅니다. 식물들 간의 진균 네트워크를 통한 의사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정밀하게 탐구합니다. 저자는 이 미세한 네트워크를 통해 나무들이 지하에서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설명하면서 다양한 과학적 연구를 통해 나무들이 서로에게 영양을 공유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등 복잡하고 세심한 상호 작용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이것은 식물이 살아가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풍부하고 연결되어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엽니다. 진균 네트워크는 미생물이 가지는 생태학적 의미를 더욱 확장하고 있습니다. 숲이 기후 변화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중요성은 더할 나위 없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숲이 가지는 회복력은 어쩌면 긴박한 문제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돌파구를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일반적인 생태학적 시각을 넘어서 숲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녀는 진균 네트워크에 대한 과학적 성취를 통해 우리의 생태학적 관점을 혁신적으로 바꾸고자 합니다. 이 네트워크는 나무들 간의 의사 소통을 가능케 하는 미세한 지하 구조로, 숲을 단순한 나무들의 집합체가 아닌 상호 연결된 생태 공동체로 이해하게끔 이끕니다. 그럼으로써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자연과 맺는 관계에 있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숲은 개체가 모여 있는 공간이 아니라 복잡하고도 정밀한 네트워크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으며 인간 역시 이 공동체의 일부가 될 수 있고, 지구라는 행성의 건강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임을 더욱 강조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숲 생태계가 가진 신비롭고도 매혹적인 세계를 과학적 담론과 함께 깊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해줍니다. 저자는 스스로의 과학적 성취를 통해 광범위한 식물 네트워크를 증명해냈고, 이를 총망라하여 인간만의 영역이라 생각했던 선입견에 도전하고 기어코 이를 성공해내는 업적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머니나무를찾아서 #숲속의우드와이드웹 #수잔시마드 #김다히 #사이언스북스 #컬처블룸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작년 이맘 때 즈음 “미키7(배지혜 譯, 황금가지, 원제 : Mickey7)”을 읽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미키7은 7번째 미키입니다. 그리고 미키7은 미션 익스펜더블(mission expendable)입니다. 소모품이지요. 로봇이나 인간이 작업하기 어려운 곳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소모품. 그렇습니다. 복제인간입니다. 언제든 다른 소모품으로 대체 가능한 존재. 하지만 생각도 하고 의식도 있습니다.  하지만 8번째 미키와는 전혀 다른 인격체이지요. 그리고 미키1부터 미키6까지와도 다른 존재이구요. 동일한 신체와 동일한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말입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이었죠. 닳고 닳을 정도의 소재인 복제인간을 다룬 소설이라서 말이지요. 하지만 읽으면서 놀랐습니다. 같은 재료를 쓰더라도 어떻게 요리를 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 복제인간이라는 흔한 소재로 이렇게 맛깔난 이야기를 만들어내다니요. 엔디 위어와 존 스칼지를 적절히 섞어 놓은 듯한 작품이어서 딱 제 취향이기도 했구요. 알고보니 봉준호 감독이 만들고 있는 차기작 영화의 원작이라네요.

그 후속작이 출간되었습니다. “미키7 : 반물질의 블루스 (에드워드 애슈턴 作, 진서희 譯, 황금가지,원제 : Antimatter Blues )”입니다.  


미키7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에 기인한 바가 큽니다. 그래도 미키7은 굳이 그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야 살 수 있을 것이라 믿으니까요. 아니 지금 이 삶은 오히려 안락합니다.
미키7은 새로운 미션을 부여받습니다. 전작에서 벌어진 사건을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지요. 원자로 중추부가 손상을 입어 반물질 충전 장치가 망가졌다고 합니다. 미키7이 반물질을 되찾아 오지 않는다면 개척지와 개척단은 천천히 죽음을 맞이해야 만 합니다. 

다시 돌아온 미키7의 모험.  “미키7”을 완결 짓는 이야기이면서 완벽하게 전작으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를 “미키7 : 반물질의 블루스”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약간의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작만을 읽는다면 다 읽고 난 후에도 개운치 않은 끝마무리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실제로 제가 그랬습니다. 높은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후속작만을 읽는다면 (당연하게도) 전작의 사건에 대한 기반 이해가 없거나 약하기 때문에 중간 중간 흐름이나 대사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저는 “미키7”과 “미키7 : 반물질의 블루스”가 1편, 2편으로 나누어진 독립적 이야기라기 보다는 오히려 한 편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반드시 함께 읽어야 그 맛이 더욱 진해지는 작품이기 때문이었지요.



#미키7 #반물질의블루스 #에드워드애슈턴 #황금가지 #봉준호 #브래드피트 #로버트패틴슨 #마크러팔로 #스티븐연

 
  
 


반응형
반응형

 “모래도시 속 인형들 2 (이경희 作, 안전가옥)”를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테세우스의 배 (그래비티북스)”와 “모래도시 속 인형들 (안전가옥)”에서 선보인 샌드박스 세계관을 이어받은 작품입니다. 


샌드박스 세계관이란 이경희 작가가 창조해낸 세계관으로 모든 규제를 철폐한 샌드박스로 만들어진 21세기 후반 메가시티 평택특별자치시를 배경으로 그들만의 법과 정부를 만들어낸 세계를 의미합니다.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경희 작가는 모래도시에서 벌어지는 모험 활극을 다루면서 존재론, 자기동일성, 소외감, 반지성주의, 사교육, 비인간 지성체 등 현실과 맞닿아 있는 흥미로운 개념들을 섞어 속도감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이야기에서는 전편에서 등장한 존재를 본격적으로 추적하면서 이야기적 재미를 극대화합니다. 

SF 소설을 읽다 보면 가끔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만나게 됩니다. N.K. 제미신의 “다섯 번째 계절 (박슬라 역, 황금가지, 원제 : The Fifth Season)”을 만났을 때도 그랬죠. 이 작품은 ‘부서진 대지 3부작 (The broken earth trilogy)’의 시작을 여는 작품인데 N.K. 제미신은 이 시리즈로 3연속 휴고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합니다. 휴고상 역사상 전무한 일이었습니다. 아마도 가까운 미래에 ‘최고의 시리즈 상’ 수상도 예약해 놓았다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되겠지요.

김초엽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강렬한 경험도 기억납니다. 김초엽 작가 뿐 아니지요. 문목하, 천선란, 유진상, 남유하, 박해울, 황모과, 김준녕, 심너울, 해도연 등 이름이 기존 SF 작가진에 이름을 추가하면서 한국 SF 작가 풀은 짧은 기간 동안 매우 넓고 깊어졌습니다.

이경희 작가는 이야기적 재미에 있어 첫 손에 꼽을만한 작가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경희 작가가구축한 샌드박스 세계관을 시작한 “테세우스의 배”는 제7회 한국 SF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았고, 그 세계관을 이어받은 “모래도시 속 인형들 (안전가옥)”은 제10회 한국 SF 어워드에서 대상을 다시 받았습니다. (주로 신인작가를 발굴하는 SF공모전과는 다르게 한국 SF 어워드는 출판된 SF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시상식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모래도시 속 인형들 2”가 다시 한국 SF 어워드를 수상하여 N.K. 제미신의 ‘부서진 대지 3부작’처럼 샌드박스 세계관을 가진 모든 작품이 대상을 수상하는 역사를 만들어낼 지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모래도시 속 인형들 3”도 함께 기대해보겠습니다. 


#모래도시속인형들2 #샌드박스시리즈 #이경희 #안전가옥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정치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애초에 정치는국가나 사회 내에서 권력의 분배와 행사, 의사결정, 규율, 그리고 리더십의 형성과 관련된 활동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회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기 때문이지요. 바로 사회 구성원 간의 이해관계를 다루는 행위를 정치로 정의하곤 합니다.  크게는 국가나 정부 조직, 의회 등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행위라고 할 수 있지만 작게는 지역 집단이나 기타 사회조직에서도 이루어지는 행위를 뜻하기도 합니다.
정치는 우리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일상 생활에 뿌리를 둔 복잡한 네트워크를 형성합니다. 개인, 사회,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정치는 우리의 선택, 가치관, 그리고 사회 구조에 영향을 끼치며 우리의 삶을 조직하는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개인의 권리, 자유, 그리고 책임에 영향을 미치며, 개인의 삶을 이끌어가는 규범을 형성하지요. 교육, 건강, 복지 정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과 직결돼 있어, 정치적인 결정이 개인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정치가 중요한 것은 바로 사회적 상호작용의 중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사회 구조와 가치관의 재편이나 사회적인 이슈에의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결국 정치는 다양한 차원에서 우리의 일상에 깊은 흔적을 남기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결정짓는 요소 중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정치사상사 (마르쿠스 앙케 著, 나종석 譯, 북캠퍼스, 원제 :  Geschichte der politischen Ideen: Von der Antike bis zur Gegenwart)”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 고대 민주주의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중 아테나이(아테네)는 강력한 국가이자 고대 민주주의를 꽃피운 국가였습니다. 특히 공적 문제 해결에 있어 높은 비율의 인구가 직접 참여하요 논의하고 결정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지요. 전제 국가의 당시 대표적 국가였던 페르시아의 정복 전쟁에 맞설 때도 이런 전통은 유지되었습니다. 
책은 이어서 플라톤의 철인 정치, 중세 교회와 정치, 근대 계약론과 계몽주의 시대, 헌법, 그리고 공산주의와 근대 민주주의, 현대 인권 시대에 이르기까지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 이론가들의 이론과 논쟁을 다룬 책입니다. 다만 내용이 방대하지 않고 콘사이스 형태의 작은 책자로 구성되어 입문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치사상사 #고대에서현대까지 #마르쿠스앙케 #나종석 #북캠퍼스 #책과콩나무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