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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노 유목제국사 (정재훈 著, 사계절)”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경상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정재훈 교수입니다. 이 책은 유목사를 연구한 저자가 그동안 집필한 “돌궐 유목제국사 (사계절)”, “위구르 유목제국사 (문학과지성사)”와 더불어 유목제국사 3부작을 완성하는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책의 구성은 사기에서 묘사하고 있는 흉노에 대해 먼저 살펴 본 다음 이후 흉노 건국, 발전, 한과의 대결, 위축, 반격, 분열, 해체 등 기원전 209년부터 기원후 216년까지 시간 순에 따른 사적(史的) 흐름을 따르고 있습니다. 흉노는 시간 흐름에 따라 이동을 반복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책에서도 이러한 공간 변화에 초점을 두어 살펴보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흉노는 꽤나 긴 시간 동안 존속하였음에도 의외로 사료가 매우 적다고 합니다. 흉노 스스로 남긴 기록은 아예 없고, 그나마 찾아볼 수 있는 자료는 중국 측의 한문 기록 뿐인데, 이나마 전쟁 혹은 화친 등 국가적 관계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흉노의 습속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있어도 파편적인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또한 그나마 있는 기록들도 중화주의적 문명사관에 입각하여 기술되어 있어 신뢰하기 어려운 점도 흉노를 연구하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과거 100여 년 간의 고고학적 발굴성과로 인해 연구 결과가 축적되어 가능해진 고고학적 접근이 기록에 기초한 기존 연구에 더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흉노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저자는 이야기하면서도 흉노 국가의 성격은 유목 국가의 단일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오히려 흉노는 제국으로서의 특징, 즉 다양한 구성원이 하나가 된 복합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중앙 아시아.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위치한 대초원 지역으로 다양한 민족과 국가가 공존하여 왔으며 아시아와 유럽의 문명에 많은 영향을 주고 받아 왔습니다. 특히 근세 이전 대표적인 동서 간 교역로라 할 수 있는 실크 로드 역시 이 지역에 있었지요. 하지만 남북 분단 이후 대륙과의 연결점을 잃어버려 마치 섬처럼 되어 버린 우리에게 그동안 큰 관심을 받지 못하던 지역입니다.  
그렇기에 중앙아시아사는 드문드문 출판되는 편이라 자주 접할 수 있지도 않은데다, 번역서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흉노의 경우 중국 고대사에 거의 조연처럼 자주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연구서나 교양서는 없다시피 할 정도입니다. 흉노라는 존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그동안 없었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흉노 유목제국사”는 흉노의 발흥부터 분열, 해체까지 400여 년을 시간순으로 잘 정리해둔 책으로 그동안 흉노에 가졌던 많은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책입니다.

#흉노유목제국사 #정재훈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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