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러시아 (대릴 커닝험 著, 장선하 譯, 어크로스, 원제 : Putin’s Russia )”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러시아의 독재자 블라디미르 푸틴 (Vladimir Vladimirovich Putin, 1952~)이 집권 경과와 집권 이후 독재 체제를 강화하면서 러시아에서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국제관계를 일목 요연하게 보여주는 그래픽 논픽션입니다.
타국의 정치를 이미지로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일반인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푸틴은 러시아라는 큰 나라의 대통령 정도로만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입니다. 인터넷 밈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그는 희화된 이미지이거나 심지어 친근한 존재로까지 받아들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의 실체는, 정적이나 언론인을 독살하고, 부정부패를 눈 감고 있으며,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민간인들을 학살하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십 수년 간에 걸쳐 자행한 독재자입니다.
푸틴이 러시아의 대통령이 되는데 가장 결정적인 공헌을 한 커리어는 바로 그가 KGB 출신이라는점일 것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남성적이며’ 국가주의적 사고방식에 물든 그는 KGB가 되기를 원했고, KGB가 되기에 가장 적절한 학교에 진학합니다. 그리고 이 선택은 그가 향후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거쳐온 모든 커리어의 밑바탕이 됩니다. 그가 KGB 출신이 아니었다면 정치적 경험이 없는 30대의 그가 레닌그라드 시장 휘하의 행정부에 들어갈 일도, 보리스 옐친의 행정부에서 첩보 기관의 수장과 총리에 임명될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KGB 경력이 매우 자랑스러울 것입니다. 비록 그가 독일에서 지루한 행정업무에만 종사했다고 하더라도.
마침내는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 (1999)이 되고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기(2000)까지에 이릅니다. 그리고 그 짧은 사이에 그를 비판한 수많은 사람들이 폭탄, 독극물, 총기에 의해 죽습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푸틴이 20년 넘게 지배하게 됩니다. 푸틴의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언론사들을 국유화하고 언론인들과 정적들을 살해합니다. 그리고 그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소련이라는 허상 혹은 개인적 믿음에 의해 주변국에 대한 침략이 이어집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를 찾으려 노력하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개인적인 동기에서 출발한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푸틴이 똑똑하고 계산적인 인물이라는 것은 서구권의 환상이라 저자는 일갈합니다. 푸틴은 단 한번도 똑똑한 적이 없었고, 그럴 필요가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죠. 그는 서구의 유화정책에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망상병자에 가까운 존재라는 것입니다. 다만 그가 일반적인 망상병자와 다른 점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저자인 대릴 커닝엄 (Darryl Cunningham)은 영국의 그래픽 저널리스트로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였으며, 그 중 “정신병동 이야기 (권예리 譯, 함병주 解, 이숲, 원제 : Psychiatric Tales)”, “수퍼크래시 (권예리 譯, 이숲, 원제 : Supercrash)”, “과학 이야기 (권예리 譯, 이숲, 원제 : Science Tales)” 등은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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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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