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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피를 팔아 연명했지만 친구 상일의 도움으로 고향에 정착해서 성실하게 살아가던 ‘나’. 주변 사람들이 모두 피하게 되어 세상 만사 꼬이기 만드는 만악의 근원, 구취를 달고 살지만 상일은 나의 구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나를 챙겨줍니다. 다만 사생활만 없을 뿐.  불의의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남은 재산을 외삼촌이 다 탕진했어도 삶을 이어가게 도와준 친구가 고마울 뿐.
근데 상일이가 루마니아에 다녀온 이후로 이상해졌습니다. 그렇게 아끼던 사슴의 피를 빨아먹지를 않나, 내 입냄새가 향기롭다고 하지를 않나. 
그러고 보니 최근 날아오는 재난 문자도 심상치가 않네요. 새로운 전염병이 출현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흡혈귀가 되어버렸습니다. ‘내’ 피를 마시기 위해 달려들지만 나는 있는 힘을 다해 피해봅니다. 
거기에 글로벌 바이오 기업 블러드하이까지 등장하여 ‘나’를 탈취하려 합니다.
그리고 재산을 탕진하고 사라졌던 외삼촌까지…

“충청도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린다 (송경혁 著, 고블)”은 흡혈귀가 되어버리는 전염병이 빠르게 전염되는 상황을 상정한 중편 코믹 SF 소설입니다. 


파편화된 스토리와 더불어 갈등을 매조지하는 방식 등이 아쉽습니다. 대사 한 줄로 처리했으면 좋았을 내용들을 과거 회상으로 풀어내는 방식 역시 이야기가 늘어지는 느낌을 줍니다. 전체 분량에서 상당 부분 들어내도 이해에 크게 지장이 없을 정도입니다. 단편으로 쓴 글을 중편 분량으로 늘려 놨다는 느낌이 듭니다. 차라리 과거 회상보다는 크리처가 되기 전의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고 크리처로 변하고, 주인공이 쫓기는 과정으로 이야기를 전개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등장인물 중 중국계 무술고수 (?) 왕슈잉의 캐릭터 설정은 흥미로웠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등장인물들이 평면적이라 아쉬웠습니다. 또한 전형적인 악역, 반전스럽지 않은 반전, 맥락 없는 크리처들의 등장 등 전반적으로 아쉬운 작품입니다. 

느릿한 말투와 행동이라는 충청도 사람에 대한 밈(meme)을 반전(反轉)하여 활용한 제목이 독특하면서도 유머러스합니다. 또한 전염병에 의한 흡혈귀화는 많은 장르물에서 다루어진 내용이긴 하지만 한국적으로 어레인지되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만 아쉽게도 기대에 충족시키는 작품은 되지 못했습니다. 

#충청도뱀파이어는생각보다빠르게달린다 #송경혁 #고블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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