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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질주 (강민영 著, 안전가옥)”를 읽었습니다. 기후 위기가 현실화된 아주 가까운 미래에 벌어지는 재난을 다룬 중편 소설입니다. 


‘진’. 바다에서 수영하기를 즐깁니다. 하지만 올해는 휴가도 무색하게 바닷물에 몸을 담궈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상기후’. 열흘째 내리는 비에 속수무책입니다. 실내 수영도 대안으로 선택해볼 수 있지만 기껏 휴가까지 냈는데 내키지 않습니다. 
마침 눈에 들어온 ‘송도 트라이센터’.
5미터 깊이의 잠수풀을 가졌으며 모든 레인이 해수풀로 운영되고 있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스윔슈트 전용 레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진’은 다급히 온라인 예약 버튼을 누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설’. 누구보다 달리기를 좋아합니다. 달리기는 별다른 준비물도 필요 없고 어디서든 달릴 수 있다는 오해를 사지만 의외로 기상 조건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비가 열흘 동안 내리면 달릴 수 있는 공간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그렇다고 실내 트랙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곳도 드물죠. 그렇다고 트레드밀 위를 달리는 것은 성미에 차지 않습니다.
그래, 실내 트랙이 없는 것은 아니지. 
‘송도 트라이센터’
빗길 운전은 내키지 않지만 그래도 온몸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공간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두 명의 주인공은 각자의 이유를 안고 그렇게 ‘송도 트라이센터’를 향합니다. 



현대인은, 특히 소셜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관계는 대부분 표피적입니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사진 한 장에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파악한 듯 굴기도 하지요. 
작중 ‘진’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설’ 역시 인플루언서이지만 개인의 역사가 있는, 실체가 있는 존재입니다. 피상적 만남과 소셜 미디어의 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바로 연대와 유대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역사도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이 작품, “전력 질주”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재난물이지만 스펙타클함을 강조하지 않고 오히려일상물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운동이라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하여 재난물이 가질 수 있는 긴장감을 끌어올리면서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함으로써 요란스럽지 않아도, 소재가 비범하지 않아도 이야기가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음을, 강민영 작가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력질주 #안전가옥 #강민영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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