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決濟, payment)란 사전적으로는 증권이나 금전의 지불을 통해 매매 당사자의 거래 절차를 종결하는 것을 뜻합니다. 결제 수단은 최근 많이 바뀌어왔습니다. 특히 현금에서 신용카드, 모바일 페이먼트 시스템까지 소비 행위에 있어 결제 수단은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제 수단의 변화에 대해서는 단지 그 편리함만 생각했을 뿐 시스템 전반과 사회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것 같습니다.
“결제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고트프리트 라이브란트, 나타샤 드 테란 共著, 김현정 譯, 강성호 監, 삼호미디어, 원제 : The Pay Off : How Changing the Way We Pay Changes Everything)”는 우리가 언제나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결제 시스템과 관련한 방대하고 복잡한 이슈들과 함께 그와 관련한 기술적, 정치적 이슈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깨끗한 물을 언제나 어디서나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하수도 시스템이 필요하듯이 우리가 물건을 구매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돈이 원활하게 흐를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제 시스템은 사회 인프라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금이나 현물을 제외한 결제 시스템은 대부분 신용이라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 독특합니다.
많은 빅테크 기업이 자신들만의 페이먼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권유하고 있는 등 이러한 결제 시스템을 장악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죠. 이는 단순히 수수료를 몇 % 먹기 위한 단기적인 영업 행위가 아니며, 이는 결제 시스템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결제 권력(Payment power)을 가지려는 투쟁이라는 것이 이 책에서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주된 주장입니다.
결제는 단순히 돈이 오고 가는 행위만이 아니라 결제에는 그 결제 행위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통해 반드시 돈을 지불하고 받는 각 주체에 대한 정보가 뒤따라 오고 가기 때문이지요. 또한 결제에 따르는 리스크, 비용 등 역시 시스템을 따라 흐릅니다. 과거 결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결제 권력의 주체는 은행 등 중앙집권적이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결제는 리스크, 유동성, 기술, 네크워크, 사회적 합의 등과 깊이 연관되어 있는데 최근 기술 기업들이 가지는 강점으로 인해 결제 수단이 예금 등 기존 결제 시스템과 분리되면서 결제 권력이 최근에는 빅테크 기업 등을 비롯해 파편화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돈의 흐름이 멈추면 세상이 멈춥니다. 이것은 고도로 발달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일면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하면서 발생하는 돈의 흐름, 즉 결제라는 행위를 통해 그 역사, 지정학, 기술, 정치 등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 있어 결제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책이라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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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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