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즘 (fascism). 국수주의, 권위주의, 전체주의적 성격을 가진 극우정치 운동의 하나입니다. 특히 차별과 혐오를 조장한다는 측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국제화되어 있어 교류가 많고, 상호 협력을 통해 인류 문명 앞에 놓여진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지금의 세계에서는 매우 위험한 사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파시즘은 이탈리아에서 처음 발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표적인 정치인이 바로 베니토 무솔리니입니다. 최근 이탈리아 총리가 된 조르자 멜로니의 경우, 여자 무솔리니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며 극우적인 활동으로 파시스트라 분류되고 있습니다.
이 뿐 아닙니다.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해,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 등 파시스트라 분류되지는 않더라도 그에 근접한 극우적 사상이나 언행, 정책을 시행하면서 차별과 혐오의 정서를 마치 전염병처럼 퍼뜨리며 갈등과 분쟁을 조장하는 세력들이 세계 각 국에서 정권을 잡거나 잡아가고 있습니다.
진보, 차별 철폐, 보편 인권 등 인류가 지금까지 추구해온 가치는 이제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시대로 변할 것인지, 아니면 극우와 파시스트의 공세를 이겨내고 여전히 우리의 가치를 지켜나갈 것인지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읽은 “우리와 그들의 정치 (제이슨 스탠리 著, 김정훈 譯, 솔출판사, 원제 : How Fascism Works: The Politics of Us and Them )”는 의미가 깊은 책이었습니다.
‘아메리카 퍼스트 (America First)’
트럼프에 의해 부활한 이 슬로건은 1920~30년 대 미국판 나치즘이라 불리울 정도의 주장으로 이민을 반대하고 친파시즘적인 운동을 21세기에 불러온 것이라 저자는 평가합니다. 트럼프는 끊임 없이 이민 금지를 추진해왔으며 차별적이며 인종 혐오적인 발언을 쏟아 냈습니다. 트럼프의 측근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1930년대가 가장 신나는 시대라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 시기는 바로 파시즘이 미국을 휩쓸던 시대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는 파시스트 정치, 권력을 얻기 위한 메커니즘으로서 파시스트 전술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실제 정치가 어떻게 파시즘에 의해 잠식되고 기능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파시스트들은 유사역사학처럼 신화적 과거를 들고 나오기도 하고, 여러가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프로파간다를 통해 대중을 선동합니다. 또한 반지성주의를 조장하고 위계(僞計)를 서슴지 않습니다. 차별과 혐오를 무차별적으로 퍼뜨리며 폭력을 선호하지요. 또한 전통을 강조하면서 공공복리를 무너뜨리거나 해체하려 시도합니다.
특히 이러한 파시즘적인 정치 운동의 특징은 특정 계층이나 시민을 분리하고 그들을 비인간화 혹은 대상화하는 경향이 매우 강한데, 이러한 방식은 시민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내어 연대를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비인도적 처우까지 정당화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우려합니다. 이러한 분열 책동을 통해 파시스트들은 언제나 ‘우리’와 ‘그들’을 분리합니다. 종족, 지역, 종교, 인종 등 사회를 분열시킬 수 있는 수단은 너무나 많습니다. 파시즘이 정치에 작동할 수 있는 메커니즘의 핵심에는 바로 이러한 구별과 분리라 볼 수 있습니다.
저자인 제이슨 스탠리 (Jason Stanley)는 예일대학교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교수로 정치철학 및 사회철학을 연구하며 사회 현상의 본질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책을 통해 알리고 있는 학자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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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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