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들의 세계 (이유리 著, 자음과모음)”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세 편의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실에는 없는 친구들이 온라인 게임에는 있습니다. 대학도 포기할 만큼 이 세상은 중요합니다.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온라인 게임만을 즐기다 미처 화재를 피하지 못하고 죽었어도 여전히 이 게임은 중요합니다. 귀신이라 게임을 하지는 못해도 여전히 가끔 ‘나’를 추억해주는 길드원들이 있는 이 게임을….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전세를 구했지만 전세사기를 당한 부부. 이들은 특이한 반려존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바로 요정입니다. 아내의 고조모님이 처음 발견한 이 요정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 존재. 아름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주는 존재. 남편의 친구는 이 요정을 이용한 코인 사기를 제안합니다. 부부는 세상에 복수하고 싶습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복수’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부부는 세상에 복수하기로 합니다.
작가가 들려주는 현실의 이야기는 먼 이야기나 큰 이야기가 아닙니다. 주변에 웅크려 있다 언제든지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쉬운 이야기들은 아니지요. 현실에는 친구가 없어 온라인 게임을 통해 친구와 지인들을 만들고, 성적 정체성으로 인해 부모나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전세 사기를 당하는 그럼 이야기들이요. 이유리 작가는 이 작디 작은 현실의 이야기들 들려주기 위해 귀신, 저승사자, 요정과 같은 판타지적 장르 요소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전쟁, 기아, 난민, 재난과 같은 거대 담론적 관점에서 보면 작디 작은 이야기이지만 그러한 거대 담론들도 결국 이런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흐름이 되었기에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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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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