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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르디 푸른 나이, 청년(靑年). 밝은 미래와 꿈만 가득해야 할 나이.
하지만 현실은 호러에 가깝습니다. 아니 호러 그 자체라 해야 할까요? 이전 세대보다 나은 삶을 살 것만 같았던 과거의 희망은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짓눌린 삶을 살아가는 지금의 청년들은 오늘도 도시의 삶을 힘겹게 이어갑니다. 청년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풀어내기만 해도 호러 장르 작품이 될 것만 같습니다.

국내 유수의 작가진들이 모여 이러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엔솔로지가 있습니다. 바로 “도시, 청년, 호러 (이시우, 김동식, 허정, 조예은, 남유하 共著, 안전가옥)”입니다. 이 작품집에서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도 있고, 코즈믹 호러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공통적으로 청년들이 맞이하고 있는 도시 속 삶에서 우러나오는 호러스러움을 이야기합니다.


‘아래쪽 (이시우 作)’에서는 화려한 도시 이면의 보이지 않는 곳을 특유의 문체로 풀어내면서 비정규직에 대한 은유도 빼놓지 않습니다. “넷이 있었다 (황금가지)”에 수록된 ‘신입사원’과 비슷한 분위기이면서 좀더 다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복층 집 (김동식 作)’은 매우 현실적인 작품으로 어느 신문 사회면에서 본 듯 한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도입부에 서술한 내용들이 복선이 되어 후반부에 반전으로 작용하면서 소름이 올라오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서술이 호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의 작품입니다.


‘분실 (허정 作)’은 현재의 삶을 포기하며, 그리고 관계의 ‘분실’이나 단절을 각오하며 미래를 위해 경주(傾注)하다 드디어 자신을 ‘분실’하게되는 한 청년의 잃어버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Not Alone (전건우 作)’은 짧은 단편임에도 이야기가 두 세번 뒤집어지는 묘미를 안겨줍니다. 


전 재산에 가까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면, 이보다 끔찍한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보증금이 돌려받을 수 없다면 새로 계약한 방의 계약금마저 날릴지도 모릅니다. ‘보증금 돌려받기 (조예은 作)’은 이러한 상황에서 어디까지 공포감이 극대화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화면 공포증 (남유하 作)’은 청년보다는 도시에 가까운, 아니 현대인의 삶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만약 화면 공포증이 있다면 삶은 과연 가능할까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고어하다거나 점프 스케어식의 호러가 아니라 읽은 후 곱씹을 때에야 비로소 호러가 느껴지는 이 책의 작품들은 정말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도시청년호러, #이시우, #김동식, #허정, #전건우, #조예은, #남유하,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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