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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 원자모형 (정완상 著, 성림원북스)”을 읽었습니다.


이제는 상식처럼 되어버린 원자론은 사실 굉장히 중요한 발견입니다. 리차드 파인만(Richard Phillips Feynman, 1918~1988 )에게 누군가 모든 지식이 사라진 인류에게 단 한 마디를 남긴다면 어떤 문장을 남기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답변한 일화는 굉장히 잘 알려져 있습니다. 즉, 원자에 대한 이해는 물리학의 기초이자 핵심이라는 의미입니다. 원자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된다면, 그리고 모든 물질이 원자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의거하여 현대 물리학의 기반 이론들은 빠르게 복원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원자론은 고대 그리스 시설부터 주장되어져 왔습니다. 물론 현대의 원자론과는 사뭇 다릅니다만 기본 개념의 차원에서 접근을 시작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탈레스는 세상 모든 사물이 공통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었고, 그것을 기본 원소라 불렀습니다. 이후 아낙시만드로스는 기본원소를 무한한 물질인 ‘아페이론’이라 믿었구요. 
이후 엠페도클레스네라는 철학자는 4원소설을 주장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네 원소들이 힘에 의해 분리되고, 합쳐진다 믿었는데 이는 현대의 입자 이론과도 일부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4원소설은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어집니다. 
데모크리토스에 의해 원소가 아닌 원자의 개념이 설명되는데, 바로 더 이상 자를 수 없는 상태의 가장 작은 입자로서의 원자를 설명해낸 것이지요. 하지만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밀려 오랜 기간동안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4원소설은 중세 연금술에 의해 더욱 ‘이론적’으로 정교해지고 종교적인 결합까지 이루어 세상의 만물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각광받게 됩니다. 

이후 19세기 돌턴 (John Dalton, 1766~1844)이 원자에 대한 완벽한 정의를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실험결과에 부합하는 원자 모형은 1913년 보어 (Niels Bohr, 1885~1962)에 의해 정립되게 됩니다. 

이 이론의 핵심은 전자가 가지는 에너지가 불연속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바로 에너지 궤도에 대한 아이디어인데요, 전자가 높은 에너지 궤도에 있다가 낮은 에너지 궤도로 내려오면 광자를 방출하게 되는데 바로 양자 도약 (Quantum Jump)라는 아이디어를 통해 해결해냅니다.
이 이론은 과거 원자모형으로는 풀리지 않았던 수소 선스펙트럼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보어의 이론은 원자 내부 구조를 밝히는데 큰 공헌을 하고 결국에는 양자역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게 됩니다. 보어의 원자 모형은 양자 역학 시대를 열었다 평가를 받는 이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인 정완상 교수는 현재 경상대학교 물리학과에 재직 중인 물리학자로 대중과 소통하는 여러 과학 저작에도 열심인 분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시리즈는 다른 대중 과학 서적에서 다루지 않는 과학 이론과 관련한 논문 그 자체에 집중하여 독자들에게 해당 과학 이론을 설명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자체를 인터뷰나 강의 형식 등을 빌어 독자들의 접근을 보다 쉽게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 원자모형”은 그 시리즈 중 한 권으로 고대 연금술부터 보어의 원자모형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후의 원자론은 양자역학의 영역이기에 아마도 이 책은 보어의 원자모형까지만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세상에서가장쉬운과학수업 #원자모형 #정완상 #성림원북스 #책과콩나무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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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지구 기후 시스템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주로 온난화와 관련이 있으며,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 가스 배출이 대기 중의 온실 가스 농도를 증가시켜 지구의 기온 상승을 초래합니다. 기후 위기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지구의 자연 생태계, 기상 패턴, 해수면 수준 등이 변동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부정적인 영향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인류의 삶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온실 가스로 인한 기온 상승, 극한 기후는 농업이나 축산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가뭄이나 폭우로 인한 침수는 작물 손실을 야기하고, 특정 작물의 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이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각종 질병의 창궐이나 생태계 변화는 축산물과 농산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식량 위기를 가속화시킬 수 있습니다.

“6번째 대멸종 시그널, 식량 전쟁 (남재철 著, 21세기북스)”는 기후변화가 야기할 수 있는 식량 위기를 다룬 ‘서가명강’ 시리즈의 신간입니다. 


불과 5-6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렸습니다. 베이비붐으로 인구는 급격히 늘어났지만 주식인 쌀 생산량은 그에 미치지 못했었지요. 늘어난 인구를 먹일 만큼 쌀이 충분하지 않아 혼분식 장려운동을 범정부 차원에서 독려해야 했을 정도입니다. 1970년 통일벼 개발 및 전국 보급을 통해 비로소 쌀 자급을 달성하면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산업화가 급속하게 진전되면서 농업은 정책과 국민의 관심권 밖으로 벗어나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40%대에 불과합니다. 곡물 자급률은 20%대에 불과한데 쌀을 제외하면 식량 자급률은 10%대, 곡물자급률은 한자리 수인 5%대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외국에서 식량 자원을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언제까지 식량 자원을 이렇게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을까요? 
기후위기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식량 위기를 직접적으로 부추기는 방아쇠 역할을 합니다. 즉, 곡물을 비롯한 식량 자원의 국제 시세는 언제든지 폭등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지요. 우리나라는 많은 선진국 중에서 식량위기에 가장 취약한 국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미 기후위기가 식량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고, 국제 시세가 올라갈 수 있음은 병충해 증가, 재배 적지 변화 뿐 아니라 팬데믹이나 전쟁 등 여러 사건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멀리서 다가오는 사건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그 파국을 지금 당장 대비한다고 해도 그리 이른 것은 아닙니다. 이미 IMF와 세계은행에서는 2050년대 산업 메가 트렌드 중 하나로 농업테크라 강조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를 위해 농업에 투입되는 여러 자원을 고도화하고, 농업 경영을 일반 산업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무엇보다 식량 자원이 생산되는 농업 현장 역시 고도화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농업 현실을 보면 쉽지 않은 과제들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여러 대책들은 결국 돈과 전문지식이 필요하지만 현재 농업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들이지요. 결국 국가 정책으로 시행되어야 하고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재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들은 역사 상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위기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우리의 이 풍요로운 삶은 아마도 미래 세대의 풍요를 빌려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6번째대멸종시그널식량전쟁 #남재철 #21세기북스 #서가명강 #책과콩나무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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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 (김준녕 作, 고블)”를 읽었습니다. 


김준녕 작가는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허블)”을 통해 ‘22년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SF 장르라는 그릇에 담을 수 있는 소재의 한계를 둘 수 없음을 잘 보여주는 작가라는 사실을 전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지요. 

전작이 장편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에 읽은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는 단편 10작품을 모은 소설집입니다. 

‘아뇨, 둘의 기억은 아주 가치 있어요. 정말로요.’ (수록작 ‘경매’에서 발췌)

첫 작품인 ‘경매’는 기억만이 유일하게 팔 수 있는 자산으로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하더라도 여유 자산을 모을 수 없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사랑을 할 수 있음을, 인간성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기억을 팔아서라도 그 사랑과 인간성을 지키려 합니다. 
짧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SF가 아니었으면 작중 주인공은 장기를 팔거나 다른 무언가를 팔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에 주는 여운은 느끼지 못했을 거에요. 이 작품은 SF만이 줄 수 있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2번 지구, 가나요.’, ‘예, 가지요’ (수록작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에서 발췌)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는 참 독특한 작품입니다. 초반부는 대구 시내에서 버스를 타는 이야기를 그린 에세이처럼 흐릅니다. 하지만 버스가 한 번 멈추고 작품 분위기는 일변합니다. 아주 몽환적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결심하지요. 2번 지구로 가기로, 그곳에는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이 있을 것이라 믿으며.

길진 않지만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초반부에는 제가 다른 책을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설이라기 보다는 에세이적 느낌이 많이 나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 역시 SF가 담아낼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가 한계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록작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작품들이었습니다. 어떤 작품은 실험적이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이야기 자체의 재미를 느끼게도 해주었습니다. 김준녕 작가가 가진 이야기꾼으로서의 역량 뿐 아니라 세상에 대한 고민의 깊이도 함께 느낄 수 있었지요. 다음 작품도 기대해보겠습니다. 



#0번버스는2번지구로향한다 #김준녕 #고블 #책과콩나무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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