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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배명훈 作, 북하우스)”를 읽었습니다. 지난 2013년에 출간된 작품인데 이번에 북하우스 출판사에서 복간되었습니다. 


"보고 싶었어." 
나는 ‘너’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너도 "나도."라는 대답을 들려 줬다.
일반적인 연인의 대화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화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 인해 서로에가 맞닿을 수 없는 연인의 대화이기에 더욱 애틋합니다.  

우주군에서 근무하는 우주 출신의 ‘나’와 지구에 사는 연인 '너'의 장거리 연애와 사랑을 서간문이라는 형식을 통해 들려주는 이 작품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사랑이라는 감정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SF라는 장르적 틀 안에서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형식만으로 이 작품이 흥미로운 것은 아닙니다. 우주가 가진 본질적 특질과 빛의 속도라는 한계점을 활용하여 사랑과 외로움의 본질을 성찰하고 있어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를 구성합니다. 우주라는 방대한 거리와 시간의 틈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에 있는 연인과 동시대의 순간을 함께 하지 못합니다. 서로에 대해 지연이 있는 삶이죠. 그리고 두 연인은 모순적이며 상반된 삶을 살아갑니다. 우주에 태어나서 무중력이 익숙한 ‘나’, 그리고 지구에서 태어나 ‘중력’에 익숙한 ‘너’. 
‘나’는 우주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너’는 그 이야기에 대한 이해는 본질에 닿지 못합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서간문, 즉 편지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나’가 느끼는 감정, 그리고 심리 상태를 생생하면서도 직접적으로 전달받으면서 공유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소설에서 직접적인 심리 묘사가 가져올 수 있는 단점을 회피할 수 있는 영리한 형식입니다. 또한 편지라는 형식이 주는 친밀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물리적, 시간적 거리로 인해 외로움 등을 절실하게 느낄 수도 있죠. 작가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하면서도 이야기를 진실되게 만들어 냅니다. 

#청혼 #배명훈 #북하우스 #책과콩나무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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