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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의 쓸모 (샹커 베단텀, 빌 메슬러 共著, 이한이 譯, 반니, 원제 : Useful Delusions: The Power and Paradox of the Self-Deceiving Brain)”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자기기만의 진화적 관점에서 효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공저자 중 한 명인 샹커 베단텀 (Shankar Vedantam, 1969~)은 인간 행동과 인지 과학에 대한관심이 많은 저널리스트이자 과학 작가이며 커뮤니케이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팟캐스트이자 동명의 베스트셀러인 ‘Hidden Brain’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소개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또 한 명의 공저자인 빌 메슬러 (Bill Mesler)는 행동과학 분야의 저널리스트라고 하는데 역시 저서 중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은 “착각의 쓸모”가 처음이네요.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우리가 그동안 뇌의 바보스러움을 이야기할 때 많이 언급하던 착각 혹은 자기기만에 대한 유용성을 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류는 그동안 문명을 구축하면서 거짓과 기만으로부터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많은  선지자들 역시 ‘진실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는 말을 통해 진실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기도 했구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거짓과 기만 속에서 위안을 찾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의 뇌는 그렇게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많은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뇌가 처리합니다. 하지만 수십억 비트에 해당하는 정보를 얻더라도, 이 정보는 불과 40여 비트에 불과한 정보만 유지하고 제거해버립니다. 결국 책 한권을 읽더라도 뇌에 남기는 것은 짤막한 한 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한줄에 의지해 그 책을 읽었고 이해했다고 착각을 합니다. 이는 뇌가 더 기능적인 작업을 하기 위해 그렇게 진화한 것입니다. 인간의 뇌는 무한한 저장공간을 가지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거의 모든 정신 활동에 있어 이러한 필터링과 요약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짓과 기만은 거기에 안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진실은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이성의 시대라 일컬어지는 지금에도 그러한 거짓과 기만은 여전히 사람들을 속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에서 이상한 질문을 떠올립니다. 
‘3달 혹은 1달의 생만 남은 시한부 환자에게 천국이라는 환상을 빼앗야만 할까? 자기기만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가 만약 진실만을 받아들이고 진실만을 이야기한다면 많은 순간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관계는 파탄에 이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잘 속는’ 뇌를 가지고 태어났고 이를 가지고 평생 살아가야 합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자기기만은 사기, 거짓말, 가짜뉴스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자기기만과 착각의 효용을 인정하고 이를 잘 활용할 경우 인간은 보다 거대하고 위대한 존재로 좀더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탐구와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착각의 쓰임새에 대해 알아보고 그 활용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착각의쓸모, #샹커베단텀, #빌메슬러, #이한이, #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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