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물론 입문 (문규민 著, 두번째테제)”는 신유물론에서 논의되는 주요 테마들을 설명하면서 주요 이론가들의 사상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신유물론은 단일한 이론이나 학파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가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를 새로운 물질성(new materality), 횡단성(transversality)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책에서 신유물론의 다양한 이론들과 이론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최근 포스트휴먼이라는 주제를 통해 잘 알려진 철학자 로지 브라이도티 (Rosi Braidotti)에 대한 내용이 눈길을 끕니다.
유물론 (唯物論, materialism). 오로지 물질만이 있다는 형이상학적, 철학적 입장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관념론에 대비되는 개념이지요. 과학적 방법론을 가능하게 했던 이 유물론은 새로운 과학적 사실들이 발견되면서 물질의 경이로움, 행위성, 능동성 등에 주목하는 새로운 존재론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신유물론 (新唯物論, new materialism)입니다.
저자는 신유물론이라는 용어가 오해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하는데, 신유물론이라는 용어는 ‘구유물론’에 대비되는 개념이 아니라 최근 유물론의 다채로운 이론적 사조를 통칭하는 우산 용어(umbrella term)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로지 브라이도티가 이야기한 ‘유물론의 새로운 형태 (a new form of materialism)이라는 표현이 더욱 적절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달라졌기에 ‘새로운 형태 (new form)’나 ‘신(new)’으로 개념화를 했을 텐데, 그 새로움이 무엇일까요?
고대와 근대의 유물론은 물질이 수동적이며 창조적이지 않는 종속적인 존재로 이해하고 있는데 반해, 신유물론은 물질의 능동적이며 창조적인 존재로 이해한다는 차이가 가장 크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이런 물질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현대 과학의 성과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즉, 물질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정의가 신유물론이 기존의 유물론과 구분 짓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로지 브라이도티의 저작을 읽으면서 신유물론에 대한 기초와 전반적이며 개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는데 이 책, “신유물론 입문”을 통해 어느 정도 충족이 되는 독서 경험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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