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공룡은 후손 일부만 남기고 절멸하였습니다. 약 6,500만년 전 K-Pg 대멸종에 의해서 말이지요. 공룡 뿐만이 아닙니다. 육상 생물의 무려 75%가 사라져버린 대 사건이었습니다. 아마도 공룡이라는 중생대 스타가 사라져버린 사건이라 우리에게는 가장 익숙한 대멸종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유명한 대멸종은 하루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수 만년에 걸쳐 완만하게 진행된 대멸종이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대멸종은 지금까지 총 5번이 일어났을 것이라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5번의 대멸종은 일부이며 수십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리고 6번째 대멸종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바로 홀로세 대멸종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대멸종이 앞선 다섯 번의 대멸종과 다른 점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단 하나의 생물종에 기인한 대멸종이며 매우 급속한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네, 바로 인간에 의해 100년에 불과한 시간동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양서류의 멸종 속도는 K-Pg 대멸종의 4만 5천배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을 정도이며 하루에 하루에 10여 종의 알려진 생물종이 멸종할 정도로 매우 빠른 속도입니다. 특히 탄소 위기에서 비롯한 지구온난화는 이러한 멸종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킬 뿐입니다.


하지만 탄소 위기는 우리에게 체감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지 못합니다. 이것만 하면 위기는 극복될 것이라는 명확한 비전이 주어지지 않으니 우리는 그저 하던 것처럼 하루 하루 살아갈 뿐입니다. 제대로 된 탄소 포집 기술이 나오기를 기다려야 할까요? 


“시간과 물에 대해여 (안드리 스나이어 마그나손 著, 노승영 譯, 북하우스, 원제 : Um tímann og vatnið)”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안드리 스나이어 마그나손 (Andri Snær Magnason, 1973~)은 아이슬란드의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입니다. 또한 그는 환경 운동의 일환으로 2016년 아이슬란드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하기도 한 행동파이며 3위로 낙선한 바 있습니다.


앞서 탄소 위기나 기후 위기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가 바로 체감되지도 않고 마땅한 해결책도 없어 일반인들에게 선뜻 다가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자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일반인들에게 이러한 기후 위기는 마치 백색소음과도 같다고 비유합니다. 기후위기와 같이 커다란 사건이나 개념은 우리의 뇌가 감당하지 못해 우리는 무시해버리거나 의미를 감추게 되어버린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과학자들이 예견하고 경고하는 이야기를 일반인의 언어로 (그것도 아름다운 언어로) 들려줍니다. 마치 가벼운 에세이나 교양 인문처럼 다가옵니다. 저자는 우리가 행동하기를 강권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우리가 직면한 미증유의 재난을 앞두고 그 재난의 원인과 방향성을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지금 태어난 아이가 3~50년이 지나 우리 나이가 되었을 때 지구 위의 생물종은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가 발 디디고 살 수 있는 땅은 지금보다 얼마나 줄었을까요? 아니, 그때 우리 문명은 남아있기나 할까요? 

왜 우리는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매 갈림길마다 어리석은 선택을 했을까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어리석음에 대해 이해하기를 추천드립니다.



 

#시간과물에대하여, #안드리스나이르마그나손, #노승영, #북하우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