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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책 하나를 읽었습니다. “마약 중독과 전쟁의 시대 (노르만 올러 著, 박종대 譯, 열린책들, 원제 : Der totale Rausch: Drogen im Dritten Reich )”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은 이제까지의 연구를 통해 제2차세계대전을 일으킨 나찌 독일에 대해 모르는 것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닐 정도로 제2차세계대전 이후 나찌 독일과 독일 국방군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 시대의 마약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알려진 바가 적다고 합니다. 특히 국가사회주의를 표방한 나찌 독일에서는 표면적으로 마약 퇴치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로 인해 나찌 독일에서의 마약은 연구 대상이나 대중적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나찌 독일은 표면적인 금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나찌의 이데올로기와 더불어 약리학적 수단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특히 히틀러를 비롯한 최고위층은 마약을 군대에게 대규모로 공급했다고 저자는 고발합니다. 
1930년 대 독일에서는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약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페르비틴이라는 이름의 약품입니다. 1941년 이전까지 누구나 살 수 있었던 이 약품의 주성분은 바로 메스암페타민. 오늘날 히로뽕으로 알려진 바로 그 물질입니다.  1940년 나찌 독일 수뇌부는 중대한 결정을 합니다. 아르덴 산맥을 넘어 프란스군과 영국군을 기습하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시간과 속도의 문제였지요. 하지만 험악한 지형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요? 그 지형에 갇힌다면, 아니 조금의 시간이라도 지체한다면 협공을 받을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밤낮 없이 달려야 가능한 전술이었습니다. 잠도 자지 않고 말이지요. 이 지점에서 히틀러는 성공을 확신했다고 합니다. 불굴의 의지를 가진 ‘아리아인’은 해낼 것이라고 하면서요. 하지만 그 불굴의 의지는 바로 메스암페타민의 도움을 받은 가짜 의지였던 것입니다. 
‘각성제 시행령’


사상 유례 없는 이 명령 문서는 1940년 4월 독일 국방군에 배포됩니다. 바로 메스암페타민, 즉 히로뽕을 전 군에 복용시킬 수 있는 지침을 내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메스암페타민은 군 주도 하에 대규모로 생산하게 됩니다. 하루에 무려 83만개씩 말입니다. 그렇게 3500만개의 메스암페타민 성분의 마약은 군에 보급됩니다.

저자는 테오도르 모렐이라는 히틀러의 주치의의 기록에서 찾은 암호와 같은 글귀에서 의문을 갖기  시작합니다. 매일 주사, 이상한 물질, 복용량 증가. 바로 ‘환자 A’와 관련한 비밀 항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그 의미를 깨닫고 나찌 독일에서의 마약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나찌 독일이 마약을 이렇게 사용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궁극적으로 국가사회주의가 어떻게 인류의 삶과 정신을 좀먹게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에 대한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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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네이퍼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주관하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필자의 주관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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