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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미국 영화나 일본 애니메니션를 즐겁게 소비하면서도 부러웠을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 이야기, 노래가 전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이 그랬고, ‘DP”가 그랬으며 최근에는 ‘마스크걸’이나 ‘무빙’이 그렇습니다.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 등 전 세계적인 컨텐츠 플랫폼이 자리 잡은 덕분도 있겠지만 우리의 문화 역량이 그만큼 성숙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 한 때의 현상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즉 좋은 컨텐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또 지금보다 더 발전한 이야기가 나오기 위해서는 문화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시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언저리 프로젝트는 이러한 시도 중 하나로 영상화를 목표로 써놓은 스토리 콘텐츠를 소설 형태로 바꾸어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리는 프로젝트입니다. ‘23년 3월에 이미 “언저리 프로젝트 vol.01 : SF”로 세상에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언저리 프로젝트 vol.02 : 무경계 (한기중, 손정우, 이아영, 민병우, 김형준 共著, 시공사)”는 프로젝트의 두번째 결과물입니다. 첫번째는 SF라는 장르로 한정하였다면 이번 작품집은 장르와 소재의 구분이 없는 ‘무경계’를 키워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작품들은 조선시대에 불시착한 UFO(飛車) 이야기, 변종 바이러스로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집단과 싸우는 이야기, 냄새로 세상을 보는 사람 이야기와 같이 미스터리, 액션, SF, 판타지 등 복합 장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 “언저리 프로젝트 vol.02 : 무경계”에는 작가들이 만들어낸 5개의 세상이 이 책에 펼쳐져 있습니다. 하나 같이 흥미로운 세상입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지요. 
가장 큰 미덕은 바로 ‘재미’입니다. 재미를 규정하기는 참 어렵지만 하나의 세상을 바라보는데 열쇠와 같지 않나 생각합니다. 문학 작품을 감상하는데 재미라는 요소는 독자를 작품이라는 세계에 끌어들이는데 매우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이지요. 재미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서 파생되면서 그 이야기가 이끄는 여정에 독자를 동참하게 만듭니다. 그러면서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우리, 이야기가 어디까지 나아갈지 그 지평을 보고 싶은 분이라면 한국 작가들의 어느 책을 읽어봐도 좋겠지만 ‘언저리 프로젝트’를 주목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언저리프로젝트vol2 #무경계 #한기중 #손정우 #이아영 #민병우 #김형준 #시공사 #소설 #소설집 #리뷰어스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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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외자 입자에서 일본 정치는 흥미로운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은 제정된 헌법에 의해 국민 주권과 3권 분립을 명시하고 있는 민주주의 정체(政體)를 가지고 있는 국가이지만 수십 년 간 일당우위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지역구 세습도 만연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에서는 우리나라와 동일한 Full democracy 등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대 민주주의 체제의 핵심은 시민 다수의 지배라는 개념입니다. 과거 주권이 왕을 비롯한 지배계급에 주어졌다면, 민주주의는 주권을 잘게 쪼개 국가 사회의 구성원인 시민들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를 구현하는 수단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정당 정치가 바로 그 중 핵심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민주주의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정당 정치가 제대로 구현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일본은 일당 우위 현상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잘 구현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 하나 있습니다. “일본의 정당 정치는 왜 무너졌을까 (미쿠리야 다카시 著, 윤현명 譯, 소명출판, 원제 : 政党政治はなぜ自滅したのか? さかのぼり日本史)”입니다.


이 책은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정당 정치의 부상, 몰락, 그리고 그들의 자멸에 영향을 준 보다 근본적인 요인을 밝히고 이를 독자에게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일본의 정당 정치에 얽힌 역사적 맥락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근대 이후 벌어진 역사적 사건, 정책 결정, 사회적 변화를 통해 일본의 정당 정치가 어떻게 쇠락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일본 정당 정치의 몰락은 정당 스스로 불러일으킨 것이지만 원인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서로 연결되며 복합적인 요인들이 불러일으킨 것이지요. 먼저 부패 스캔들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 외에도 경로 의존적이며 관성적인 정책, 또한 대중으로부터 괴리되는 정당 정치, 그리고 이익단체의 강력한 영향력과 같은 요인들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요인들은 현대 일본 정당 정치에도 유사하게 반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패 스캔들 하나만 보더라도 오랜 기간 정권을 잡아온 자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잠깐 정권을 잡았던 민주당 역시 여지 없이, 그리고 매우 빠르게 부패해 버려 다시 자민당에 정권을 내준 사례가 있을 정도이니까요.

이 책은 일본 내 정당 정치의 쇠퇴에 대한 통사적 인사이트를 제공함으로써, 일본 정치의 한 측면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일본 정치, 그리고 일본 정치사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일본의정당정치는왜무녀졌을까 #미쿠리야다카시 #윤현명 #소명출판 #리뷰어스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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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호. 건조 당시 세계 최대의 함선이자, 첫 항해에서 침몰한 여객선입니다. 이 배의 비극은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23년 6월, 이 배의 이름이 다시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타이타닉 침몰 현장을 관광하기 위해 만들어진 잠수정 때문입니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社의 심해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과의 연락이 두절된 것입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해군을 비롯한 많은 탐색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 잠수정 결함으로 인한 내파 (Implosion)로 결론 지어졌습니다.

이렇듯 심해는 인간이 쉽게 탐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생명의 위협 뿐 아니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곳이지요. 하지만 이런 곳에도 생명이 존재합니다. 에디스 위더는 심해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을 연구하는 생물학자입니다.  

“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에디스 위더 著, 김보영 譯, 타인의사유, 원제 : Below the Edge of Darkness: A Memoir of Exploring Light and Life in the Deep Sea )”는 심해 생명에 대한 탐사기입니다.

 

마법 같은 순간을 연출하는 생물발광현상, 심해 생물들의 엄청난 다양성 등에 대한 묘사로 우리가 지금까지 잘 알지 못한 심해 생태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그 극한 환경에서도 적응과 진화를 통해 생태계를 구축한 생명의 놀라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죠.

이 책에서 독자에게 제시하는 주제는 단순히 과학적 영역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에디스 위더가 추구하는 과학적 탐험에 필요한 여정에 동반된 성찰을 기술합니다. 심해 탐험에 필요한 기술적 혁신, 그리고 생명을 건 각오가 필요함에도 숱한 좌절들이 가로막습니다. 그러한 좌절에도 굴하지 않는 그녀의 결단력과 실행력은 알려지지 않은 세계를 탐험하고, 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하는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강조합니다. 
또한 보존과 공존은 이 책의 중요한 아젠다 중 하나입니다. 해양 생태계의 섬세한 균형이 필요하며, 특히 종종 간과되곤 하는 미개척 지역을 보호해야 할 윤리적 책임을 강조합니다.

이 책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그 놀라움 속에서 드러나는 메시지는 인간의 지식 추구는 그 한계를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이해,  그 이해를 위한 도전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인간에게 주어진 능력이 아닐까 합니다.

우주 망원경으로 130억 년 전의 빛을 탐사하고 있는 지금이지만 여전히 우리는 지구에 있는 바다 밑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지식의 폭과 깊이를 넓히고자 하는 인간의 능력은 언젠가 그 지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하는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아무도본적없던바다 #에디스위더 #김보영 #타인의사유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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