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중국(中國). 한국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수 천년 간 이어온 국가입니다. 우리 역사를 배울 때도 중국은 언제나 상수(常數)였습니다. 이 정도 되면 중국을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중국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렇기에 현대 중국을 이해하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습니다. 

“천하와 천조의 중국사 (단조 히로시 著, 권용철 譯, 에이케이, 원제 : 天下と天朝の中國史)” 역시 그러한 시도의 하나로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단조 히로시 (檀上 寬)는 중국사, 특히 명 시대를 주로 연구하는 일본의 역사학자입니다. 저자는 자신이 연구하는 시대에 있었던 정화의 원정에서 기묘한 점에 주목합니다. 정화의 함대는 가는 곳마다 조공을 독촉하면서 대등한 국교를 맺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국가에 가던 군신 관계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안정된 국제 질서를 확립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이때 요청을 거절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켰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유독 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고대부터 면면히 내려오는 중화 제국의 특징이자 패턴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태도를 해석하는 수단으로 천조와 천하를 사용합니다. 

천조 (天朝)는 하늘의 조정이라는 의미로 천명을 받아 천하를 통치하는 천자의 조정을 뜻합니다. 중화 제국은 전 시대에 걸쳐 모두 당시의 왕조를 천조라 칭했습니다. 덕을 갖춘 천자가 천명을 받아 조정을 맡음으로써 천하 통치의 근거를 얻게 되는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천하 (天下)는 천조가 다스리는 공간을 의미하는데 자칫 현대인이 사용하는 용어인 세계와 동의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천하는 세계와 다릅니다. 천하의 중심에는 천자가 존재하고 그 위덕이 미치는 범위를 천하라 정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중화와 이적까지 천자의 통치 범위가 미치고 그 범위가 천하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에서 확장되면 바로 조공 외교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으로 앞서 설명한 명의 태도를 설명하면 논리가 깔끔해집니다. 당시 명 제국의 태도는 천조의 논리에 의해 천하를 확장한 것이고, 모든 행위가 천자의 통치행위로 정당화되는 것이지요.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중국사 전체를 두 키워드를 통해 통사로 엮어내면서 학문적 연구와 이야기적 짜임새를 조화롭게 풀어내면서 현대 중국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즉, 단순한 연대기나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것이지요.   



#천하와천조의중국사 #단조히로시 #권용철 #에이케이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