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라 함은 시간을 뛰어넘는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고전이라 불리웁니다. 세대가 변하였기에 어쩔 수 없이 낡은 부분이 눈에 띄지만, 그것은 세월의 향취일 뿐 고전의 단점이 될 수는 없겠지요. 그동안 아시모프, 하인라인, 클라크, 딕 같은 서구권 SF 고전을 읽어왔습니다. 하지만 눈은 언제나 한 곳만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오른쪽을 향하기도 하고, 왼쪽에 눈을 두곤 하지요. SF라는 그릇을 활용하여 어떤 이야기를 담는가는 작가의 삶과 문학적 이상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SF팬에게는 낯익은 이름이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 (Stanislaw Lem, 1921~2006)의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서구권 SF 작가들 위주이다 보니, 그 탓에 잘 안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스트루가츠키 형제와 더불어 동구권 작가 중 스타니스와프 렘은 SF 문학계의 중요한 이름 중 하나입니다. 과거에 오멜라스(웅진)에서 “사이버리아드”, “우주비행사 피륵스”, “솔라리스” 등 중역본(重譯本)으로 출간하는 등 워낙 중요한 작가라서 의외로 우리나라에도 번역작이 자주 나온 작가였습니다. 하지만 서구권을 중심으로 SF 팬덤이 형성된 탓인지는 몰라도 자주 절판되곤 했던 작가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중고가가 매우 고가로 형성되어 있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최근 현대문학에서 폴란드어 판본을 직접 번역한 “스타니스와프 렘” 단편집을 출간하기도 하는 등 다시 스타니스와프 렘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민음사에서 출간한 ‘스타니스와프 렘 소설 시리즈’ 역시 과거와는 다르게 폴란드어 판본 원전을 직접 번역하였다고 합니다.
“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스타니스와프 렘 著, 이지원 譯, 민음사, 원제 : Dzienniki gwiazdowe)”는 그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스타니스와프 렘이 창조한 캐릭터 중에 가장 유명한 캐릭터라고 꼽는다면 바로 피륵스와 이욘 티히 (Ijon Tichy)일 것입니다. 그 중 이욘 티히의 우주 여행을 다룬 단편 연작 소설집이 바로 이 “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입니다.
SF라는 그릇이 그렇듯 “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는 단순히 우주 여행이나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코미디라는 범주 안에서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살아 있어 현재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SF라는 형식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스트루가츠키 형제 역시 그러했듯이 공산권 국가라는 특유의 통제성 안에서 작가적 양심과 문학적 성취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SF라는 장르를 빌어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니스와프 렘이 이 작품들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는지 직접 확인해보셔도 좋을 것입니다.
#스타니스와프렘, #이욘티히의우주일지, #이지원,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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