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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스튜어트 터튼 著, 한정훈 譯, 하빌리스, 원제 : The Devil and the Dark Water )”를 읽었습니다. 


작가는 스튜어트 터튼 (Stuart Turton)으로 영국 출신 작가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데뷔작인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최필원 譯, 책세상, 원제 :  The Seven Deaths of Evelyn Hardcastle )”로 소개된 바 있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울부짖었다. 
지켜보던 군중들은 숨을 헐떡이며 공포에 사로잡혀 비명을 질렀다.
문둥병자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불길이 문둥병자의 몸에서 활활 타올랐다.
문둥병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아렌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묵묵히 불타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저주받은 병에 걸린 사람들에 대한 공포를 학습당한 이들은, 그 병자로 인해 야기되는 죽음 역시 두려워합니다. 
병자는 사르담 호의 화물이 죄악이며, 그 배에 승선하는 자들이 모두 무자비한 파멸에 이를 것이며 결코 암스테르담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라는 저주를 퍼부으며 화염에 휩싸이게 됩니다.

때는 1634년, 동인도제도 바타비아(現 자카르타)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사르담 호를 비롯해 일곱 척의 배가 항해에 나섭니다. 이 배에는 재판을 받기 위해 호송되는 탐정, 새뮤얼 핍스와 그의 경호원 아렌트 헤이즈 중위가 타고 있습니다. 
그런데 병자의 저주가 실현된 것인가? 아니면 병자는 예언을 한 것인가?
분명 항해에 나선 것은 일곱 척의 배이지만, 난데 없이 여덟 번째 불빛이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그리고 사람과 가축이 죽고, 죽었던 병자가 배회합니다. 
‘악마’ 올드 톰이 항해를 방해하는 것일까요?

이 문제를 풀어야 할 사람은 죄수의 신분입니다. 그리고 그도 죽음의 표시를 받습니다. 

대양을 항해하는 배 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 그리고 수많은 용의자들. 아가사 크리스트 (Dame Agatha Christie, 1890~1976) 작품인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와 유사한 장소적 배경이지만, 이 작품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오히려 코난 도일 (Arthur Conan Doyle, 1859~1930)의 “바스커빌 가의 개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작품 전체적으로 초자연적인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공포, 혹은 스산함은 독자로 하여금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두려움을 자극합니다. 더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구조가 고전 미스터리에 비해 한층 더 복잡하고 긴장감 넘치며, 풍부하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습니다. 

작가는 전작,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에서 타임루프를 활용한 미스터리 스릴러를 선보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다소 전통적인 장르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여전히 풍부하고 맛깔스러움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출간될 작품들도 기대해도 좋을만한 이야기꾼임에 틀림 없는 작가입니다. 


 
#여덟번째불빛이붉게타오르면, #사르담호살인사건, #스튜어트터튼, #한정훈, #하빌리스, #책좋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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