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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 (Charles Darwin, 1809~1882)은 22살의 젊은 나이에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 제도에 방문합니다. 그는 비글호를 타고 여러 탐험을 하는 동안 생물학 뿐 아니라 지질학과 광물학에 관련한 여러 메모를 쓰게 되는데, 특히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종의 변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하게 되지요. 갈라파고스 제도에 머무른 시간은 5년에 걸친 전체 탐험 기간 중 6주에 불과하였지만 이곳은 생물의 진화 연구에 매우 중요한 곳임을 나중에 깨달은 다윈은 처음에 갈라파고스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한 자신에 대한 큰 후회를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찌되었던 갈라파고스 제도는 동식물 등 희귀하고 독특한 생물상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여전히 진화 연구에 있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곳에 대해 상상만 할 뿐 방문하기에는 너무나 먼 곳이지요.

아마도 생물학자들에게도 갈라파고스는 그런 곳인 것 같습니다. “생명 해류 (후쿠오카 신이치 著, 김소연 譯, 최재천 監, 은행나무, 원제 : 生命海流)”에서 저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꼭 가고 싶습니다.’
평소에도 갈라파고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공공연히 드러냈던 저자는 마침 TV 기획 취재의 제안을 받자 이렇게 대답합니다. 주역이면 어떻게, 아니면 어떠랴. 그는 갈라파고스에 간다는 것이 중요하지, 그가 TV쇼의 주역이고 아닌 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에게 갈라파고스는 이슬람 신자에게 메카와 마찬가지이니까요. 하지만 이 기획은 무산되었고 저자는 체념합니다.
하지만 인생은 모르는 법. 결국 출판사의 제안으로 갈라파고스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생명 해류”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이 책은 의외로 기행문적 성격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저자가 과학 서적 뿐 아니라 에세이 등 가벼운 글쓰기도 많이 한 작가로서의 면모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기행문만은 아닙니다. 저자는 저명한 생물학자로서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각 지역별 생태와 환경, 생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각종 과학사적 이야기와 관련 문헌에 대한 언급을 통해 과학적 지식 역시 풍부하게 들려줍니다. 

이사벨라섬. 19개의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이자 사람들이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많은 섬입니다. 다윈이 상륙했던 섬들 중 하나구요.
갈라파고스 가마우지를 발견합니다. 이 가마우지는 현생 가마우지 중 유일하게 날지 못하는 종입니다. 바다에 먹이감이 풍부하고 천적도 없는 이 천혜의 환경에서 이 가마우지는 나는 능력을 퇴화시켰습니다. 퇴화 역시 진화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저자는 갈라파고스 가마우지가 대문어를 사냥하는 멋진 모습을 관찰하는 행운을 누렸군요.



저자는 후쿠오카 신이치(福岡伸一)입니다.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분자생물학자인데 대중을 위한 과학 글쓰기로도 유명하신 분입니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 (김소연 譯, 은행나무, 원제 :  生物と無生物のあいだ)”, “동적 평형 (김소연 譯, 은행나무, 원제 : 動的平衡)”, “사람이라는 딱한 생물 (송서휘 譯, 서해문집, 원제 : 生命の逆襲)”, “나누고 쪼개도 알 수 없는 세상 (김소연 譯, 은행나무, 원제 : 世界は分けてもわからない)”, “친절한 생물학  (이규원 譯, 은행나무, 원제 : 遺伝子はダメなあなたを愛してる)”, “베이츠하늘소의 파랑 (이동희 譯, 파이카, 원제 : ルリボシカミキリの青)”, “모자란 남자들 (김소연 譯, 은행나무, 원제 : できそこないの男たち)”과 같은 그의 저서는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되어 있습니다. 에세이, 분자생물학, 진화론 등 의외로 다양한 분야의 저서들이라 각 책들마다 읽는 재미가 새롭습니다.



 #생명해류 #후쿠오카신이치 #김소연 #은행나무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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