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물질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것은 기체, 어떤 것은 액체, 어떤 것은 고체의 상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그러한 물질의 상태에 대해 당연한 것처럼 여겼지만 그 구분이 모호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크게 놀란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는 점 이하의 얼음에서도 액체와 고체의 상태가 공존한다는 것이나 타르가 사실은 액체(토마스 파넬 교수가 타르 실험을 통해 밝혀낸 사실인데 192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장 오래 걸리고 있는 과학 실험으로 현재까지 9방울이 떨어졌다고 함)라는 이야기들이 그러합니다. 또한 지구의 중심부의 외핵은 액체 상태이지만 더욱 온도가 높은 내핵은 고체 상태라는 것 역시 물질의 상태에 대한 고정 관념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과학적 사실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물질의 상태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물질에 집착”하는 과학자 마크 미오도닉(Mark Miodownik, 1969~)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그는 전작 “사소한 것들의 과학 (마크 미오도닉 著, 윤신영 譯, 엠아이디, 원제 : Stuff Matters: Exploring the Marvelous Materials That Shape Our Man-Made World)”을 통해 강철, 종이, 콘크리트, 거품, 유리, 흑연, 자기 등 각종 재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가 과학적 사실만을 나열한다면 그의 이야기는 그리 재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런 이야기는 많이 들었거든요) 그는 재료를 바라보는 역사적, 문화적, 과학적 관점을 모두 녹여내어 재료에 대해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렇듯 탁월한 과학저술가인 마크 미오도닉의 신작 “흐르는 것들의 과학 (마크 미오도닉 著, 변정현 譯, 엠아이디, 원제 :Liquid Rules: The Delightful and Dangerous Substances That Flow Through Our Lives)”이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전작에서는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면 이번 저작을 통해 그는 물질의 상태 중 가장 기묘하면서도 놀라운 ‘액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액체는 흐르고, 끈적끈적해지기도 하고, 방울지기도 하고, 다른 물질을 녹여내기도 하고, 재난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네, 연소, 용해, 심지작용, 점도, 물방울 형성, 압력, 표면장력 등 액체가 가진 성질들을 설명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자세히, 그리고 재미있게 들려줍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나 하나의 주제를 별도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그가 비행기를 타고 좌석에 앉아 안전브리핑을 듣고 있는 와중에 비행기가 날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액체, 바로 등유 (kerosene)을 주제로 삼아 왜 액체가 흐르는지, 표면장력은 무엇이고 어떤 작용을 하는지, 태우는 액체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역사와 과학적 사실이 있는지를 거쳐 등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또한 비행기가 순항고도에 도달하게 되면 비로소 항공승무원들이 서빙 카트를 밀고 다니면서 맥주 등 마실거리를 제공하는데 이때 그는 알코올을 주제로 인체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맛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러한 풍부한 이야기를 그가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날아가는 비행 내내 마주치는 액체를 접할 때마다 그 액체를 주제로 풀어냅니다.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이 과학을 접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이러한 대중 과학서를 통해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대중과학서의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통해 이야기에 얹어서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마크 미오도닉은 그러한 점에서 탁월한 재능을 가진 과학자가 아닐까 합니다.


Ps. 수잔의 대 반전을 기대하세요!



#흐르는것들의과학, #마크미오도닉, #엠아이디, #변정현, #액체, #물질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