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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불과 80년 전까지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지였습니다. 그리고 불과 70여년 전, 중국은 북한을 도와 한반도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인 당사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한 나라는 최대 무역 국가가 되기도 했고, 다른 나라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파트너로서 기능하고 있기도 합니다.
격동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곤 합니다. 하지만 19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 동아시아는 그야말로 격동(激動)의 소용돌이 한 복판에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혁명을 꿈꿨고, 누군가는 현상 유지를 원했으며, 누군가는 좌절했던 시대.

“혁명과 배신의 시대 (정태헌 著, 21세기북스)”를 읽었습니다. 격동의 20세기를 살아간 한중일 여섯 명의 인물을 통해 당시의 시대정신을 알아봄과 동시에 현재 시점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일종의 열전입니다. 


‘우리나라를 독립국으로 하오리다. 우리 동포로 하여금 자유민이 되게 하오리다.’

독립운동에 헌신한 유공자이지만 강제 납북되었고, 김창룡에 의해 대남 간첩 사건의 배후로 지목 받기도 한 조소앙(1887~1958)의 말입니다.

조소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삼균주의 (三均主義)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삼균주의라 함은 손문의 삼민주의와 함께 천부인권론에 영향을 받아 주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균정, 균리, 균학을 의미합니다. 정치와 경제, 교육의 균등을 주장한 것으로 공화주의와 함께 사회주의적 이념을 도입해 평등에 보다 역점을 둔 사상으로 특히 유념해야 하는 것은 대한의 독립을 위해 협력적인 운동이 아닌 투쟁적 운동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특히  조소앙의 삼균주의는 ‘열린 우파’를 지향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특히 조소앙이 식민지 긴 세월 동안 구축한 이러한 삼균주의가 전쟁과 정치적 적대감 속에서 배제되었고, 한반도 남부에서 닫힌 우파로 점차 왜소화한 과정을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언제 끝나지 모를 일제 강점기 기간 동안에도 독립의 희망을 키워왔듯이 이제는 남북 간의 협력과 공존, 그리고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조소앙의 열린 우파적 삼균주의를 살펴봐야 한다고 합니다. 
이광수는 열패감에 사로잡혀 근대를 추종하게 되었지만 조소앙은 스스로의 힘을 믿고 새로운 사상을 통해 혁명을 꿈꿨습니다. 비록 조소앙의 사상은 끝끝내 실패했지만 지금, 우리가 재평가함과 동시에 다시 들여다 봐야 할 미래적 사상일 것 같습니다.





#혁명과배신의시대, #정태헌, #21세기북스,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혁명과 배신의 시대(역사의 시그니처 1)(양장본 Hardcover)
불과 100년 전 한국은 식민지였다. 격동의 20세기, 전 세계는 지배와 종속의 논리에 저항하거나 동조하며 ‘혁명과 배신의 시대’를 살아갔다. 제1, 2차 세계대전 전후 제국주의, 민족주의, 진화론 등 ‘근대’와 함께 밀려들어 온 거대 담론들은 동아시아의 사상적 지형을 뒤흔들었고, 인종주의를 동반한 유럽-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수탈은 사회진화론, 자유와 평등, 문명화라는 개념으로 포장되어, 누구든 침략과 전쟁의 주체 혹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고작 한 세기 전 20세기 동아시아 무대에서 한국, 중국, 일본 각국의 사상가, 정치가들은 무엇을 고민했을까? 이 책에서는 당대의 상징적인 인물 6인의 삶을 지성사적 관점에서 조망한다. 처참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찾으려 했던 루쉰, 조소앙, 후세 다쓰지와 침략전쟁에 나서거나 동조하며 조국을 버린 왕징웨이, 이광수, 도조 히데키의 대조적인 삶을 비교해보며, 그들이 남긴 말과 글을 통해 20세기 동아시아가 걸어온 길을 짚어본다. ▶ 시리즈 소개 시대정신으로 읽는 지성사, ‘역사의 시그니처’ 국내 최고 연구자들의 입체적 해설로 만나는 인문 앤솔러지 ‘역사의 시그니처’는 기원전부터 현대까지 각 세기의 대표적 시대정신을 소개하는 인문 교양 시리즈입니다. 한 시대를 이끈 상징적인 인물들을 엄선해 그들이 남긴 말과 글을 소개하고 인류의 사상이 어떤 갈래로 이어져 왔는지 살펴봅니다.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시대별로 어떻게 충돌하고 융합되어 오늘의 21세기를 만들었는지 ‘역사의 시그니처’ 시리즈를 통해 만나보세요.
저자
정태헌
출판
21세기북스
출판일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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