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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생성 편
가슴에 검이 박힌 채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 양복 입고 망자를 변호하는 저승의 변호사, 꿈을 파는 백화점까지…. 이제 굳이 ‘판타지’라 이름붙이지 않은 작품에서도 환상적인 세계관은 흔히 등장해 독자와 관객의 이목을 끈다. 거기에 마음을 빼앗기는 독자와 관객 중에는 특별히 판타지 장르를 선호하지 않는 이도 많다. 다시 말해 판타지나 SF 작가가 아니더라도 ‘서사’를 다루는 모든 작가들에게 마법, 가상의 제국 등 환상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 능력, 그리고 그 세계관을 펼치는 데 걸맞은 글쓰기의 기술이 필요한 시대다. 생성 편과 구동 편으로 구성된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은 환상성을 기반에 둔 세계와 인물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창조하는지, 또 서사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문장을 구사하면 작가가 구성한 작중 세계에 독자가 더욱 몰입할 수 있는지 세세하고도 명징하게 짚어주는 책이다.
저자
티머시 힉슨
출판
다른
출판일
2022.06.20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생성편 (티머시 힉슨 著, 정아영 譯, 다른, 원제 : On Writing and Worldbuilding: Volume I )”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판타지나 SF 등 작가가 세계관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기법을 설명한 작법서입니다. 저자는 티머시 힉슨 (Timothy Hickson)으로 글쓰기, 세계관 구축 및 내러티브에 관한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분이라고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책무가 없다는 저자가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주는 충고가 매우 마음에 듭니다. 자기가 읽고 싶은 이야기를 쓰라는 의미임과 동시에 작가의 제 1 독자는 작가 본인이라는 의미가 되겠지요. 
이 말은 곧 글을 쓰는데 있어 ‘해야만 하는 것’이라는 제약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본인이 읽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데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테니까요. 하지만 저자는 ‘보다 재미있고 그럴 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조언을 이 책을 통해 하고 있습니다. 
모든 픽션은 현실과 다른 세계를 전제로 합니다. 결국 이야기가 그럴 듯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작중 세계관이 세계로서의 모습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판타지 세상에 제국이 존재합니다. 어떻게 경제가 돌아가는지, 정치 체제와 외교는 어떻게 하는지 등 제국의 탄생에 대한 설명도 없거나 부실하고, 그 안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습니다. 
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을까요? 물론 일부 장르는 그것 없이도 충분히 몰입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마법과 기사, 그리고 제국과 혁명을 다루는 정통 판타지 장르에서는 정교한 세계관에 의한 작중 세계에 대한 납득이 없다면 몰입과 재미를 주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국은 여러 요인으로 성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칭기즈 칸 처럼 살아남기 위해 주변 부족들을 정복하고 합병하다 보니 제국의 모습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있고, 대영제국처럼 자원과 시장을 확보하려다 보니 역시 제국이 된 경우도 있습니다. 저자는 제국의 형성에 대한 사례를 제시하여 작가가 제국의 탄생에 대한 내러티브를 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제국의 운영 역시 현실성을 부여해야 이야기에 생기를 보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넓은 제국의 운영이 황제 단 한 사람만으로 가능하다 믿는 사람을 없을 테니까요. 저자는 이러한 제국의 운영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3C를 제시합니다. 바로 의사소통 (communication), 통제 (control), 상업 (commerce)입니다. 

이렇듯 저자는 이 책을 읽은 작가나 독자들이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세계에 보다 현실성을 부여하기 위한 많은 사례를 들어 구체적인 구성 방법을 설명하고, 매 장의 말미에 간략한 요약을 통해 상기시키면서 정리를 깔끔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작법서로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지만 SF나 판타지 독자의 측면에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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