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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 (류연웅 著, 안전가옥)”를 읽었습니다. 안전가옥에서 출판하는 중편 시리즈인 ‘안전가옥 쇼-트’의 아홉번째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류연웅님은 이번에 처음 만나는 작가인데 독특한 글쓰기를 하는 작가입니다. 

한채연, 혼란대학교 미디어학과에 재학중인 리포터 지망생입니다. 어렸을 적 방송 출연을 계기로 미디어 소녀라 불리우며 대중의 각광을 받았으나 ‘근본’이 없어 지금은 잊혀진 존재. 수업 조별 과제 중 김덕배를 인터뷰하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A 학점을 얻지 못하면 조원들에게 1억원씩 6억원을 물어내야 합니다. 절체절명의 상황. 근데 김덕배가 누구야?

김덕배, 2030년 월드컵 지역예선 한일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축구 선수. 평범한 고등학생(선수가아니라 그냥 학생) 이었으나 댓글놀이의 희생양으로 대표팀에 차출된 ‘근본’ 없는 선수. 하지만 미디어와 인터넷 여론으로 인해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떠오르나 월드컵 본선 전패와 대규모 폭동의 원인을 제공하였으며 그로 인해 축구는 사회 5대악으로 지정되기도 합니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존재.

근본 없는 리포터 지망생 한채연이 조별 과제의 일환으로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 김덕배를 인터뷰하기 위해 좌충 우돌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일단 제목부터 눈길을 확 사로잡습니다. 월드클래스인데 ‘근본’이 없다고? 보통 ‘근본 없다’는 표현은 욕설을 대신하기도 하는데 그런 의미인가, 아니면 문자 그대로의 의미인가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책을 읽기 전에는 알기 어렵고 호기심도 생깁니다. 

종이책 그리고 문학이 가지고 있는 정형성을 도입부부터 부숴버립니다. (복선입니다. 기억하세요) 작중 인물끼리 다툼 도중에 한 인물은 ‘10쪽을 다시 보고 오’라고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제 4의 벽을 부수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나옵니다.
다소 경박해보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기존 문학의 정형성을 파괴하려는 실험적 의도로 이해해줄 수 있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야기의 전개입니다.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의 전개는 뒷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줍니다. 

자 여기까지 이야기드렸으면 이 책에 대한 판단을 어느 정도 하셨을 겁니다. 아마도 다소 부정적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 판단을 그대로 두고 뒤집으면 이 책에 대한 제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저 경박하고, 막되먹고, ‘근본’없는 형식과 이야기가 묘하게 잘 어울려 이야기의 재미와 함께 묘한 애감(哀感)을 느끼게 합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이 있나 찾아봤는데 종이책으로 정식 출간된 책은 이 책이 처음인 듯 싶습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감과 함께 기다려 봐야 할 것 같아요.

덧붙이는 말 : (더보기) 눌러 본 사람 1인이요!


#근본없는월드클래스, #류연웅, #안전가옥,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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