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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찬가 (마티 헤이즐턴 著, 변용란 譯, 사이언스북스, 원제 : Hormonal: The Hidden Intelligence of Hormones - How They Drive Desire, Shape Relationships, Influence Our Choices, and Make Us Wiser )”를 읽었습니다.  



이 책, “호르몬 찬가”는 호르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함에 있어, 특히 여성에 초점을 맞춘 책입니다. 저자는 마티 헤이즐턴(Martie Haselton)으로, 그녀는 UCLA 교수이며 심리학과 유전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라고 합니다.
 
이 책의 많은 내용들은 다윈주의 페니미즘을 기반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다윈주의 페미니즘 (Darwinian feminism)은 페미니즘의 새로운 유형 중 하나로 실재하는 생물학적 현상을 존중하고, 이를 탐구하는 태도와 같이 진화생물학이나 진화심리학적 이론을 받아들이면서 페미니즘적 사상을 확대한 개념입니다. 그 동안 많은 생물학적 지식들이 젠더나 인종을 기반으로 오용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에 대한 페미니즘 진영의 적대를 걷어내고 적극적으로 연구, 탐구하는 운동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여성과 호르몬의 관계에 있어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습니다. 1902년 췌장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로 엄청나게 다양한 호르몬들이 발견되었습니다. 호르몬 (hormone), 특정 장기에서 분비되어 혈액을 통해 운반되며 특정 욕망이나 감정, 의지를 조절하는 생체 물질을 의미합니다. 모든 생물은 이러한 호르몬의 작용으로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여성의 행동만을 두고 이러한 호르몬적 작용으로 치부하는 성차별적 언급들이 많습니다.
저자는 이를 유해한 과잉단순화라고 이야기하며 이러한 언급에는 ‘여성은 생리현상에 지배당하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에 대한 통제력이 거의 없다’는 저변 의식이 깔려 있다고 주장합니다. 호르몬이 여성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기에는 바로 ‘호르몬 지능 (hormonal intelligence)’이라 부를 수 있을 우리가 알아야 할 감추어진 지식들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많은 의학적, 생물학적 연구는 그 동안 남성이나 수컷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연구에는 뿌리깊은 성차별주의자의 적극적인 개입이라기 보다는 ‘남성에게 해당한다면 여성에게도 해당하지 않을 리 없잖아’ 같은 부주의하고 소극적인 성차별적 사고의 결과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듯 잘못된 기본 성 (default sex) 때문에 여성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는 수 십 년 간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그 결과물들이 하나 둘 씩 나오고 있습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연구의 결과물로 보입니다. 이 책은 처음 읽기 전 가졌던 선입견과 달리 의외로 정치적이거나 편향적이지 않습니다. 여성의 생애 주기에서 호르몬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그런 호르몬의 작용을 인생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풍부한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는 책입니다. 


 
 

#호르몬찬가, #마티헤이즐턴, #변용란, #사이언스북스,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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