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고대 이집트 문명이 시작되었는지는 정설은 없지만 BC 5300년경에 도시 문명을 발달시켰으며 대략 BC 3600년 경에 국가 체계가 이미 갖춰졌다는 학설이 있을 정도로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함께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문명입니다. 또한 BC 3100년경 통일 이집트 왕국(제 1왕조)이 들어서게 됩니다. 이 이집트 왕국은 비록 왕조는 바뀌었지만 16세기까지 이어지면서 무려 4,600년 동안 존속하게 됩니다. 통일 이집트 왕국은 토목 기술을 비롯한 각종 문명을 발달시키며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문명 등에 많은 영향을 끼치면서 인류 문명의 요람 역할을 하게 됩니다.
특히 이집트 문명의 소산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랜드마크가 바로 피라미드인데 그 중 가장 큰 쿠푸왕의 피라미드(바로 기자의 대 피라미드입니다)의 경우 BC 2560년 정도에 건설되어 이후 약 4000년 간 인류가 만든 최고 높이의 건축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고대 이집트의 유물은 미국, 영국, 이집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통시적으로 관람하기에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에 출간된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 “품위 있고 매혹적인 고대 이집트 (캠벨 프라이스 著, 김지선 譯, 성안북스)”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고대 이집트의 유물들을 연대기순으로 관람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집트의 유명한 여왕인 클레오파트라는 우리가 느끼기에 상당히 고대의 인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클레오파트라에게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이미 25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며 우리에게 클레오파트라는 약 2000년 전의 인물입니다. 실제 클레오파트라에게 있어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와의 시간적 간격이 과거 쿠푸왕의 그것보다 짧다는 사실을 비추어 보면 고대 이집트 문명이 얼마나 오래되고 오랫동안 지속된 문명인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문명의 많은 부분을 대부분 복원할 수 있는 이유는 로제타석을 비롯해 정말 많은 기록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피라미드를 축조할 당시 누가 언제 일을 하고, 휴가를 가고, 숙취로 일을 못했는 지까지 기록되어 있는 작업 일지까지 남아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특히 로제타석이 없었다면 아마도 고대 이집트의 기록을 해독조차 못하였을 것입니다. 로제타석은 고대이집트 상형문자, 민중문자시대의 이집트어, 고대 그리스어 등 세 가지 다른 문자로 프톨레마이오스 5세가 사제들에게 은혜를 베푼 것에 대한 찬양과 함께 왕가에 대한 숭배를 약속하는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그리스어를 열쇠로 하여 고대 이집트의 문자를 해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상징과도 같은 이 유물은 영국에 의해 약탈되어 대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이집트 카이로 박물관에는 모조품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집트 문명하면 황금 문명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곤 합니다. 피라미드에 화강암으로 매끈하게 마감한 외장에 햇빛이 비추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투탕카멘의 미라 가면이 우리에게 남긴 인상이 그만큼 크게 남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투탕카멘의 미라 가면은 “사자의 서” 의 문구를 상형문자로 어깨 부위에 새겨 넣고 가면의 이마에 독수리와 코브라를 함께 장식함으로써 수호 여신의 힘을 빌어 죽은 사람을 사악한 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가면 전체를 황금으로 만들고 이와 대비되는 파란색 줄무늬를 넣어 특히 눈에 띄는 이 유물은 당시 어린 나이에 사망하여 존재감 없던 파라오 ‘투탕카멘’을 사후 가장 유명한 파라오로 만들어주었으며 고대 이집트 문명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피라미드에서 많은 부장품들이 나왔을 것이라는 오해를 하곤 하는데 이 가면을 포함한 대부분의 부장품들은 피라미드에서 발굴된 것이 아니라 왕가의 계곡에 있는 파라오의 무덤에서 발굴되었습니다. 투탕카멘은 어린 나이에 후계도 없이 죽어 그다지 힘이 없었던 파라오라 규모도 작고 별볼일 없는 무덤에 안장되었는데 그 무덤에서 발굴된 부장품들로 박물관 한 개 층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부장품이 나왔다고 하니 당시 파라오의 권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줍니다.
이집트 문명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미이라입니다. 영화로도 나올 정도로 미이라의 대중적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될 정도입니다. 고대 이집트 문명에서 굳이 번거로운 과정을 통해 미이라를 만든 이유는 생명체가 죽게 되면 사후 세계에 일정 시간 머무르다 시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 되살아난다고 믿었던 고대 이집트 사람들의 독특한 세계관 및 사후관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고대 이집트에 살았던 그들은 사람 뿐만 아니라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 역시 죽게 되면 미이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생각을 뇌가 아닌 심장에서 이루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에 심장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고 하는데 이것을 잘 나타내주는 유물이 바로 소베켐사프 2세의 심장풍뎅이입니다.
사후 오시리스에 의한 최후의 심판에서는 저울로 망자의 심장을 달아 선악을 판별하여 천국과 지옥으로 보내는 증거를 삼았는데 이때 심판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부적으로서 이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품위 있고 매혹적인 고대 이집트”는 엄청난 숫자의 유물들을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을 통해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게 구성하여 소장가치를 한껏 높인 책으로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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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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