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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흑역사 (니컬러스 색슨 著, 김진원 譯, 부키, 원제 : The Finance Curse: How Global Finance Is Making Us All Poorer)”를 읽었습니다.

우리는 자산 소득의 성장률이 근로 소득의 증가율을 몇 배나 높다는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듣곤 합니다. 너무나 자주 들은 이야기라 무심코 지나치곤 하지만 그 이면을 생각하면 소름끼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전체 부의 증가를 고려할 때 자산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근로 소득의 증가율은 지금처럼 제자리에 맴돌고 있다면 결국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는 의미가 될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에 와서 고도로 발달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지금까지 구축한 경제시스템을 공격하며 약탈하고, 개인의 삶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주범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자원의 저주에서 따오기도 한 이 책의 원제인 금융의 저주입니다.

 

2006년 많은 중소기업들은 은행이 권하는 환헷지 상품을 가입합니다. 이 상품에는 리스크가 적은 안전한 상품이라는 홍보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함정이 있었습니다. 2007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인한 금융 위기가 닥치면서 환율이 급변하였고 이로 인해 이 상품은 중소기업들에게는 재앙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리 물건을 생산해서 수익을 내도 높은 가격에 달러를 사서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하는 상황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많은 기업이 도산에 직면하게 됩니다. 바로 KIKO 사태의 시작이었습니다. 금융이라는 시스템이 실물 경제를 어떻게 망치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 중의 하나입니다.

 

 

이 책, “부의 흑역사는 우리가 필요해서 만든 금융이라는 시스템이 그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어떻게 약탈 시스템으로 변모해갔는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흔히 듣고는 하는 법인세 인하, 상속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이 투자를 늘리고 사회 전체의 부를 늘린다는 궤변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저자는 금융이 우리를 망치는 저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본 통제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합니다.

우리의 돈을 약탈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금융 시스템과 같은 복잡한 문제를 알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금융 시스템의 악덕과 저주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정치적 행동에 나설 때에 금융화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금융화와 싸우고 있는 기관에 기부하고, 정치인들에게 압력을 넣는 등의 실질적인 행동을 촉구합니다.

 

최근 몇 년 간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인해 많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요원해지고 있습니다. 어설픈 정부 정책도 문제이지만 탐욕에 의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약탈 역시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약탈 시스템으로 변모해버린 금융화의 저주에 우리 역시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실물 자산의 생산에 자본을 공급하고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융이라는 시스템이 어떻게 우리를 더욱 더 가난하게 만들고 있는지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하다면 바로 이 책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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