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물어도, 예스 (메리 베스 킨 著, 조은아 譯, 황금시간, 원제 : Ask Again, Yes)”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메리 베스 킨 (Mary Beth Keane)은 뉴욕에 거주 중인 소설가입니다. 그녀는 존 시몬 구겐하임 펠로우십을 수상하는 등 인정을 받고 있으며 특히 “다시 물어도, 예스”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도 확보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역시 이 책을 통해 처음 소개된 작가입니다.
(이하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이 책, “다시 물어도, 예스”는 1970년대 초부터 2017년에 이르기까지 프랜시스 글리슨과 브라이언 스탠호프 두 친구가 이룬 가족의 연대기로 볼 수 있습니다. 두 명의 친구가 서로 각자 가족을 이루고 그 가족들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집니다. 저자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가지만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있으면 담담함 속의 끓어오르는 무엇인가가 진하게 느껴집니다.
가족에 대한 진한 애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타인이기에 스며드는 외로움도 공감가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피터의 삼촌, 조지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가족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 질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라이언의 아내, 앤은 어느 시점부터는 누가 봐도 이상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야기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앤이 단지 예민할 뿐이라 생각하며 그냥 그 상황에 머무르려고만 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방임, 무관심은 두 가족 간 건널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우정을 나누며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던 케이트와 피터는 그 사건 이후 이제 가해자와 피해자의가족이 되어 이별하게 됩니다. 하지만 케이트는 피터를 그리워하고, 피터 역시 케이트를 그리워하지만. 피터는 죄책감 때문에, 케이트는 가족에 대한 부채감 때문에 서로 다가가지 못합니다. 어느 날 충동적으로 케이트에게 편지를 쓰고 보낸 피터. 케이트는 피터를 다시 만나게 되고.
이 책을 읽다 보면 현대의 가족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예전에 비해 느슨하게 연결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결국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용서하고 이해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은 마치 지옥처럼 힘들기도 하고 평생 안 볼 사이처럼 갈라지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게 해체되어버린 가족도 있지만 어떤 가족은 그런 상처와 아픔을 딛고 다시 가족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가족은 서로에게 가족일 때 가족일까요, 아니면 언젠가 다시 가족이 될 것임을 굳게 믿고 가족을 지켜야 할까요? 책을 읽으면서, 두 가족의 연대기를 따라가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독서 경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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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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