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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법서를 자주 읽습니다. 제가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이나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아하는 책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사실 작법서 자체도 재미있습니다. 처음 읽었던 작법서가 “글쓰기의 항해술 (어귤러 K. 르 귄 著, 김지현, 원제 : Steering The Craft)와 (작법서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著, 김진준 譯, 김영사, 원제 : On Writing)”였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그 뒤로 종종 작법서를 읽고 했지요.



이번에 읽은 “넷플릭스처럼 쓴다 (로리 램슨 篇, 지여울 譯, 다른, 원제 : Now Write! Science Fiction, Fantasy and Horror: Speculative Genre Exercises from Today's Best Writers and Teachers)”는 장르소설 작법서인 “Now Write”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에 “Now Write 장르 글쓰기 1 : SF 판타지 공포 (다른)”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이번에 제목을 바꾸어 재출간한 책입니다. 



이 책은 네뷸러상, 휴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허공에서 춤추다 (낸시 크레스 著, 정소연 譯, 폴라북스, 원제 : Beaker's Dozen)”로 잘 알려진 낸시 크레스(Nancy Kress, 1948~)를 비롯한 유명한 소설가들이 SF, 판타지 등 장르소설을 쓰기 위해 필요한 66가지의 기법을 공개한 책입니다.




이 책은 ‘세계관’, ‘착상’, ‘인물’, ‘이야기’ 등 소설을 쓰는 데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소설가들의 조언으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들의 제목은 목차에 전부 소개되어 있으니 낸시 크레스가 쓴 파트인 ‘경제 체제가 치밀할수록 세계관이 강렬해진다’를 소개할까 합니다.



현실에 없는 세계를 다룬 장르소설을 읽다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 중 하나가 세계관 속 경제 체제입니다. 낸시 크레스는 자신의 경험을 첫머리에 풀어놓습니다. SF 작가 워크숍에 참석하 그녀는 그 워크숍에서 꽤나 괜찮다고 생각한 SF 중편을 들고 참석했다 브루스 스털링(Michael Bruce Sterling, 1954~)에게 혹독한 비평을 듣습니다. 


‘이 세계는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아요. 이치에 맞지 않는 세계를 도대체 어떻게 믿을 수 있단 말입니까? 이야기 전체가 허물어져 버렸어요.’


왜 이런 비평을 했을까요? 바로 경제 체제를 제대로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우주식민지 사회는 도대체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 겁니까? 누가 규칙을 만듭니까? 누가 권력을 쥐고 있습니까?’



심지어 ‘동굴인류의 원시 사회라 할지라도’ 자원을 모으고 배분하는 구조는 있을 것입니다. 오로지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無)의 세계에서만이 경제 체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 낸시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뒤로 낸시는 브루스 스털링이 ‘돈의 뒤를 캐라.’고 조언한 바에 따라 배경 사회를 이루는 경제 체제의 구성에 더욱 힘을 썼다고 합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쓴 다음 작품으로 그녀는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수상했습니다.



저자는 현실로부터 거리가 있는 세계관일수록 경제체제에 대한 고민을 더욱 많이 해야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소설의 설득력은 더욱 강해지고 그 세계의 구조는 더욱 치밀해진다는 것이지요. 또한 그런 고민을 통해 이야기가 더욱 확장될 수 있다고도 조언합니다. 



낸시 크레스의 조언 이외에도 다른 작가들의 훌륭한 조언들이 이 책에는 많이 있습니다. 굳이 작가가 되지 않더라도 재미있는 독서를 위해서 이 책을 한번 읽는 것도 훌륭한 경험일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




#넷플릭스처럼쓴다, #낸시크래시, #로리램슨, #지여울, #다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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