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지식 (에른스트 페터 피셔 著, 이승희 譯, 다산초당, 원제 : Verbotenes Wissen)”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에른스트 페터 피셔 (Ernst Peter Fischer, 1947~)는 독일 출신의 과학사 연구자라고 합니다. 또한 그의 저서는 Lorenz-Oken medal, Treviranus medal, Eduard-Rhein 문화상, Sartorius 상을 수상할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금지된 지식”이라는 책을 통해 지식의 의미와 사람들이 지식을 습득하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 밝히면서, 어떤 사람들은 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방해하고 금지해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방해와 금지는 유사 이래로 일시적으로 성공한 적은 있지만 사람들은 마침내 자신들이 알고 싶어하는 지식의 실체에 접근하는데 대부분 성공해왔으며 그 지식을 토대로 또다른 지식을 탐험하는데에도 성공해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유사 이래 그렇게나 많은 방해와 금지 중 지금까지도 그 영향력을 행사받고 있는 지식 중 하나는 바로 다윈의 진화론인 것 같습니다. 다윈 이전의 사람들은 생명체가 지금까지 영원불별의 상태로 이 세상에 나타났고 살아가고 있다고 믿어왔으나 그것이 잘못된 지식임을 다윈은 “종의 기원”을 통해 밝혀냈습니다. 하지만 다윈의 아이디어와 사상, 그리고 관점은 생물의 진화는 종교인들에게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끊임없이 진화론을 깎아내릴 뿐만 아니라 심지어 믿음과 과학을 혼종 교배하는 짓까지 저지르면서 신앙적 믿음을 강요해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2017년 터키에서는 진화론을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에서 삭제하도록 교육당국이 지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이 사례는 종교적 문제라기 보다는 다윈이 터키에 대해 가지고 있던 태도나 선입견 때문이긴 했습니다만 이러한 퇴행은 결코 터키라는 나라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물론 어떤 지식은 매우 위험하여 공공의 복리에 반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핵폭탄을 제조하는 기술이라던가 간단한 조작을 통해 생명체의 유전체를 편집하는 기술 등이 있겠지요.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지식마저도 금지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다만 이러한 지식이 무분별하게 사용되지 않게 하기 위한 적절한 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을 굳이 분류하자면 과학사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인류가 밝혀낸 수많은 지식들을 금지하고 방해하려는 많은 시도, 그리고 그에 저항한 지식에 대한 추구를 한 권에 모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독서경험이었습니다.
#금지된지식, #에른스트페터피셔, #이승희, #다산초당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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