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의 시간 속으로 (윌리엄 글래슬리 著, 이지민 譯, 좌용주 監, 더숲, 원제 : A Wilder Time : Notes from a Geologist at the Edge of the Greenland Ice)”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윌리엄 글래슬리 (William E. Glassley)는 대륙의 기원과 진화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 재생에너지 및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는 미국 지질학자라고 합니다. 전문 서적이 아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저서는 이번에 읽은 책, “근원의 시간 속으로”가 처음인 듯 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 책을 통해 ‘심오한 시간에 대한 관점을 보여준다’(Nature), ‘인식과 마음의 본질에 대해 숙고하게 한다’(Scientific America)는 극찬을 받으며 자연사 분야에 있어 권위가 있는 존 버로스 메달을 수상하였습니다.
이 책은 과학자가 쓴 책이지만 과학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한 지질학자가 자신의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그린란드 빙하에서 야생의 시간 (a wilder time)을 풀어내면서 겪고 느끼고 성찰하는 이야기를 담은 기록이며 에세이로 볼 수 있습니다.
돌맹이 하나가 있습니다. 흔하디 흔한 이 돌맹이는 별 가치도 없고 눈여겨 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지질학자는 그 돌맹이로부터 수억년, 수십억년의 이야기를 듣고 그려낼 수 있습니다. 저자는 그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돌맹이를 찾아 광활하고 막막한 그린란드를 탐험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어코 그 돌맹이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그 돌맹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증거로 오랜 과학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습니다. 판구조 운동에 수반된 과정이 20억년 전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된 암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중요한 것은 4주 동안 그린란드를 탐험하면서 저자가 느끼는 깊은 감정들에 대한 공감입니다. 인류는 지구에 나타난 지 백만 년이 안된 존재들입니다. 그 이전 수십억년의 시간 동안 지구는 인류가 없는 채로 탄생하고, 진화하고 존재해 왔습니다. 저자는 그린란드 탐험을 통해 그 헤아릴 수 없는 막막함과 광활함, 그리고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느꼈고 그것을 문장으로 표현했으며, 독자는 책을 통해 그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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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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