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경제의 속살’ 시리즈 때도 느꼈지만 이완배 기자의 글은 역시 쉬우면서도 명쾌합니다. 경제 이론, 경제사에 대한 싶은 식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능력 역시 탁월하지요.

“경제 전쟁의 흑역사 (이완배 著, 북트리거)”는 이완배 기자가 쓴 오랜만의 신간입니다. 


(일반적으로)경제학은 합리적인 인간을 전제로 성립하는 학문입니다. 최근 비주류 경제학에서 비합리성을 염두에 둔 이론들이 많이 나오고는 있는데 각국 정부나 학계에서 주로 통용되는 경제학은 여전히 인간의 합리성을 기반으로 합니다. 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주문이나 저주처럼 주류 경제학에서는 시장 만능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이미 시장의 비효율은 역사를 통해 수 십, 수 백 차례나 검증되었는데 말이지요. 
아무리 사례를 들려주고 설명을 해도 귀를 막고 있는 주류 경제학자들, 그리고 재경 관료들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시민들이 이를 깨닫고 나서야 하는 게 바로 민주주의이니까요. 

이 책에는 비합리적인 인간, 시장의 비효율로 야기된 경제 전쟁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애초에 합리적인 인간이나 시장의 효율성을 전제로 한 주류 경제학에서 설명할 수 없는 사례들이 대부분인 것이죠.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시장의 처절한 실패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COVID-19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맞이했기 때문이지요. 책에는 바로 그 사례로 마스크 대란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도 경험한 바 있지만 마스크 대란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마스크 5부제를 통해 비교적 큰 혼란 없이 그 사태를 지나간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의 사례에 비해서 큰 혼란이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때도 정신 나간 시장 만능주의자들이 언론에 등장하기도 했었습니다.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느니, 어떤 상황에서도 정부가 시장에 개입을 해서는 안된다느니 하는 비합리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았습니다. 몇 몇 언론은 이에 부화뇌동하여 정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경제학이란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론 체계임에도 이를 신성시하고 교조적으로 대하는 자들이 지식인임네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는 것이지요. 
책에는 어떤 교수가 한 명 등장합니다. 온 세계가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수입해서 해결하자는 이야기를 했다는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요즘 들어서 교수라는 직업이 정말 존경 받을 만한 직업인지 의심하고 있는데 딱 맞는 사례를 책에서 발견해서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이 책은 주류경제학의 모순을 파헤치는 ‘편향적’인 책입니다. 아니 이완배 기자의 성향 자체가 경제학에 대해 정통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장 보다는  사람, 그중 특히 소외받는 사람에 더 주목하는 분입니다. 그렇기에 ‘편향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편향적이지 않은’ 많은 책들이 교조적인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편향적’인 책이 더욱 소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제전쟁의흑역사 #이완배 #북트리거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