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요아브 블룸 著, 푸른숲)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요아브 블룸 著, 강동혁 譯, 푸른숲, 원제 : The guide to the coming days)”를 읽었습니다.
묘한 느낌의 판타지 소설인데, 작가는 요아브 블룸 (Yoav Blum, 1978~)입니다. 이스라엘 출신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작가,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분으로 “우연 제작자들 (강동혁 譯, 푸른숲, 원제 : The Coincidence Makers)”을 통해 한국에 소개되기도 한 작가입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평범한 사서였고, 이제는 지역 신문에 기사의 질을 높이는 일을 하고 있는 벤. 유산으로 물려받은 위스키를 노리는 괴한에게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 알려줍니다.
누가 알려주었냐구요?
아니 질문이 잘못되었습니다.
무엇이 알려주었냐고 질문해야 합니다.
바로 책이 알려주었거든요.
책의 정체를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일단 몸부터 피해야죠.
책은 괴한이 벤을 제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책이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아니 책에 쓰여진 내용을 주의깊게 읽어야 합니다.
배낭에 놈들이 노리는 위스키병과 지갑, 붕대, 치솔, 그리고 책을 챙기라 합니다.
그리고 서재 창문으로 빠져나가 배수관을 통해 탈출하라 친절히 가르쳐 줍니다.
남은 시간은 1분 남짓.
벤이 필요할 때마다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으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책, 다가올 날을 이렇게 잘 알고 완벽하게 안내하는 이 책의 정체가 무엇일까요?
책은 인쇄물이라는 특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과거형입니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스마트 기기와는 다르게 ‘과거형’입니다. 인류가 언제부터 그것을 사용해왔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책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 책에서 ‘책’은 앞으로 다가올 날을 알려주는 미래형 시제이자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현재형 시제이기도 합니다. 매우 흥미롭지만 자칫 유치해질 수 있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요아브 블룸은 전작을 통해 이미 설정과 전개는 매우 독창적이며, 이야기의 구조를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작가라는 것을 증명했는데 이번 작품인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에서도 그 역량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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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