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Review] 곽재식의 고전 유람 (곽재식 著, 북트리거)

Miccax 2022. 9. 1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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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고전 유람
이토록 신기하고 흥미로운 고전의 세계 설화, 전설, 민담, 실록… 옛이야기의 기상천외한 반전! 이만큼 엉뚱하고, 독창적이다 못해 괴이한 고전 읽기가 있을까? 소설가 곽재식은 조선 시대 야담집을 펼쳐 들고 중생대로 떠나는가 하면, 이상야릇한 생명체와 신선 이야기를 오가다가 대뜸 네안데르탈인의 후예가 한반도 어딘가에 살아남아 있는 건 아닌지 근거 없는 상상에 빠져들기도 한다. 조선 후기 이야기책에 등장하는 동굴 전설과 쥘 베른의 SF 소설을 겹쳐 보다가, 갑자기 정약용의 「칠실관화설」을 꺼내 들고 자못 진지하게 지하 세계의 물리학을 설명하는 기괴한 흐름은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도대체 『금오신화』에서 현대 과학의 원리는 어떤 식으로 연결되고, 『삼국사기』에서 어떻게 토성의 외계인 이야기가 튀어나올 수 있을까? 그저 상상에 불과한 이야기라고 할지언정, 근거가 아예 없는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니다. 익숙한 고전에 호기심 가득한 소설가의 풍성한 과학적 상상력을 덧붙여 놓고 보면 옛 문학작품도, 먼지 쌓인 사료도, 처음 읽을 때와는 사뭇 그 느낌이 달라질 것이다.
저자
곽재식
출판
북트리거
출판일
2022.08.25

“곽재식의 고전 유람 (곽재식 著, 북트리거)”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곽재식 작가입니다. 최근 이름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아마도. 최근 곽재식 작가의 작품이 엄청나게 많이 출간되고 있기 때문이죠. 2022년 9월 현재 그가 이름을 올린 책만 무려 14권(재출간 포함시 16권)입니다. 그 중 단독 저작이 8권, 번역이 1권, 공동 저작이 1권, 엔솔로지 참여가 4권입니다. SF, 고전, 역사, 우주과학, 화학, 괴담, 동화, 기후환경, 평론 등 장르도 다양합니다. 

곽재식 작가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리고 들어봤고, 알고는 있었지만 단순한 옛날 이야기로 치부했던 이야기들에서 상상력과 과학적 지식을 덧붙여 새롭게 해석합니다. 
낯선 바다에 버려지고, 모험을 벌이는 ‘천예록’에 등장하는 역관의 이야기에서 공룡 화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잠곡유곡’에 실려 있는 늙은 여우의 이야기를 통해 가축화의 역사, 그리고 생태학, 생물다양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엮어 냅니다.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대한 대목입니다. 박지원은 조선에서 청나라까지 먼 거리를 와서 달을 볼 때 달 뜨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을 체감합니다. 그리고 달에서 지구를 바라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이미 박지원은 달이 빛나는 것은 태양에 의한 것이며, 달의 위상이 바뀌는 것은 지구의 그림자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추론했다는 점입니다. 



즉 “곽재식의 고전 유람”은 단순히 고전을 소개하는 책만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작가가 접한 각종 고전의 신기하고 기이한 이야기들에 작가 나름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최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을 덧붙인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말이지요.



SF작가이자 아마추어 영화 평론가 시절에도 곽재식 작가의 ‘생산력’은 엄청났죠. 한국 SF계에는 곽재식 속도라는 말이 떠돌아다녔을 정도니까요. 곽재식 작가는 매우 다양한 호기심을 집착적으로 수집하는 작가입니다. “한국 괴물 백과”나 “괴물, 조선의 또다른 풍경” 같은 책을 보면 잘 알 수 있지요. 또한 그의 저작의 원천 중 하나인 ‘게렉터 블로그’에도 그런 그의 ‘집착’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SF, 영화 평론, 괴물이야기 수집 등 다방면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호기심 괴물’이 엄청난 글쓰기 속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장점인 듯 합니다. 대중들에게 그의 호기심을 ‘전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의 출간작들을 보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 같습니다. 아니 곽재식 작가의 진가를 이제 세상 사람들이 알기 시작다고 해야 할까요? 이제 단순히 SF 뿐 아니라 그가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분야에 걸친 출간이 올해부터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곽재식의 고전 유람” 역시 그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곽재식의고전유람, #곽재식, #북트리거,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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