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공감은 지능이다 (자밀 자키 著, 심심)
며칠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조금만 조심하면 금방이라도 지금의 팬데믹 상황이 끝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집단 감염 상황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팬데믹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람에 대한 실망이 깊어질 무렵 “휴먼카인드 (뤼트허르 브레흐만 著, 조현욱 譯, 인플루엔셜, 원제 : Humankind: A Hopeful History)”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매우 간단합니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종의 본성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인간은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다른 존재에 대한 자비와 연민을 품을 수 있는 존재이며 이는 인류 보편의 속성이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런 인간종에 대해 오해가 만연해 있기 때문에 책의 대부분을 그러한 오해에 대한 반례를 통해 인류 보편의 속성이 자비와 연민, 그리고 공감과 친절함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공감은 지능이다 (자밀 자키 著, 정지인 譯, 심심, 원제 : The War for Kindness: Building Empathy in a Fractured World)”는 앞서 언급한 책의 내용을 보다 심화시켰을 뿐 아니라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신경과학적 방법론을 활용하여 인간의 공감이나 친절이 인간의 본성일 뿐 아니라 연습을 통해 키울 수 있는 능력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간이라는 개체 단위로 봤을 때 육체적 능력이 그리 뛰어난 종은 아닙니다. 진화적으로 아주 가까운 친척인 유인원류에 비해서도 그 능력은 정말 뒤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지능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소규모 집단 생활을 하던 인류의 조상종의 경우 그러한 지능이 생존에 크게 도움이 되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인류종에게는 또하나의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공감과 친절을 바탕으로 한 협력 능력이었습니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협력과 관계 맺기를 통해 성공적으로 생존했고 진화하였습니다. 그리고 인류의 뇌 역시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보다 정확하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발달했고 그 결과 공감 능력 역시 엄청나게 발달하였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슬퍼할 수도 기뻐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범위는 내가 속한 집단 뿐 아니라 내가 속하지 않은 집단까지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명이 점차 발달하면서 그 범위는 더욱 더 커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자에 의하면 도시화율이 올라가고 가족 규모가 점차 줄어들면서 이러한 공감 능력과 친절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은 지구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된 지배종으로서 심각한 문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최근 분열과 혐오가 점차 힘을 얻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대 문명은 그 동안 공감과 친절이라는 인간의 연결과 협력에 가장 중요한 무기를 기반으로 쌓아왔지만 이제 그 기반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저자는 중요한 힌트를 던져줍니다. 인류의 공감 능력과 친절은 고정 불변의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인간은 공감을 선택하는 일에 의도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감과 친절을 보다 증진시켜 우리를 서로 연결시키며 협력하거나 연대할 수 있음을 저자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마지막 희망이 바로 이러한 공감 능력이라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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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