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감시 자본주의 시대 (쇼샤나 주보프 著, 문학사상)
“감시 자본주의 시대 (쇼샤나 주보프 著, 김보영 譯, 노동욱 監, 문학사상, 원제 : The Age of Surveillance Capitalism: The Fight for a Human Future at the New Frontier of Power)”를 읽었습니다.
우리는 불과 십여 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줄어들었고,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세상. 그리고 현금이 없어도, 신용카드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스마트폰만으로도 물건값을 치룰 수도 있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클릭 몇 번으로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그 자리에서 바로 얻을 수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도 택시를 부를 수도 있고, 해외 소식을 실시간으로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얼마나 놀랍고 멋진 신세계입니까?
정말일까요? 멋지고 놀랍기만 할까요?
쇼샤나 주보프는 이 책에서 ‘감시 자본주의’라는 개념을 통해 그렇지만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IT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과 사용자의 데이터를 결합하여 사용자들에게 편리한 생활을 제공한다고 공언하지만 그들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맞춤형 광고 혹은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를 선별하여 수집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잉여적인 행동 데이터까지 수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IT기업은 자신들의 잉여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사용자는 더 이상 ‘사용자가’가 아니라 그들 기업에게 데이터를 만들어 제공하는 존재로 축소되었다는 이야기를 저자는 들려줍니다.
이제 더 이상 프라이버시는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프라이버시는 IT 기업이 제공하는 공짜 서비스를 얻기 위해 싼 값 혹은 무료로 그들에게 제공됩니다. 이렇듯 자료 수집과 지식 축적, 그리고 수집되고 축적된 정보의 활용은 감시 자본주의 하에서 철저하게 사유화되어 이루어집니다. 이제 IT기업은 인류 역사 상 유래가 없는 지식과 정보, 그리고 권력을 소유한 무소불위의 집단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간의 경험을 무료로 추출하여 상업 행위의 원재료로 이용하려는 새로운 경제 질서를 감시 자본주의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감시 자본주의는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부, 지식, 권력의 집중을 특징으로 하는 자본주의의 악성 돌연변이와도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이러한 감시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인권의 박탈, 국민 주권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전복을 불러올 수 있다고도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접한 저자의 주장은 다소 과격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는 하지만 최근 몇 년 간의 흐름을 생각해보면 큰 틀에서 틀린 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현재의 IT 기업의 권력은 너무나도 거대하기에 개인의 각성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각성이 모이면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은 언젠가는 반드시 부패한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편리와 맞바꿔 준 감시 자본주의의 큰 권력은 언젠가 시장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전복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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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